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밥반찬 다이어리 Mar 29. 2024

40.단 한번의 환송파티

단톡방이 만들어지고 발랄한 20대 친구가 먼저 환송파티를 해야되는거 아니냐며 분위기를 이끌어 주었고 나는 나이든 사람이 수선스럽게 먼저 만나자고 하지 않아도 되서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반가운 맘으로 호응했다.

학원 수업이 끝나는 주에 날짜를 잡으려니 저마다의 일정으로 대다수 사람들 일정에 접해있는 교집합을 찾기 어려웠다.

그리하여 그 다음주 화요일인 28일에 저녁자리를 갖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장소였다. 우리 조의 인자한 란언니와 나를 제외하면 대부분 20대들이고 배우는 입장이다보니 밖에서 모이면 비용 부담이 클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고 내가 다 낼 수도 없고 모이면 최소 5명에서 6명 정도는 될 거라 코로나 시국에 자리 잡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생각 끝에 제안을 했다.

"저희 집에서 모일까요? 어차피 저 밖에 없고 바깥에 식당 잡는 것보다 나을 거 같은데 어때요?"

"오 좋아요. 좋아."


란언니,소민,민주,지연, 그리고 우리 조 실력파 문신남, 나까지 총 6명이 참석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신남 영훈님 말고도 남자 한두명 정도가 더 있어야 발란스가 맞을거 같았다.

그래서 조용한 눈웃음의 훈남 지오님과 활달엉뚱한 용선님, 그리고 말수 적고 얌전한 수훈님에게 참석하라고 은근슬쩍 권유를 계속 해댔다.

결국 지오님은 여친과 약속이 있다고 했나 그날 무슨 중요한 일이 있다고 했는데 우리 모두가 크게 아쉬워했다.

용선님도 분위기 메이커인데다 뭔가 독특한 구석이 있는 친구라 왔으면 했는데 의외로 개인적으로는 거리를 두는 타입인 것 같았다.

두 사람 다 못온다는 소식에 조금 실망스러워하고 있을 즈음 평소 목소리도 잘 듣기 어려울 정도로 말수가 없는 수훈님이 참석한다고 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여학생 5명에 남학생 2명 해서 총 7명이 우리집에 모이기로 한 것이다.


사실 그 전 주 주말에 편의점에 가서 주말 특별가로 할인하는 맥주 12캔을 미리 사다놨고, 안주거리로 토마토 마리네이드랑 몇개를 소소하게 만들어놨기 때문에 특별히 준비할 건 없었다.

준비성이 철저한 편이 아닌 내가 퇴사하고 난 후 새롭게 만난 친구들과 한자리에 어울려 저녁을 먹고 술한잔을 한다는 기대감에 몸도 마음도 붕떠 평소답지 않게 바지런을 떨었던 것이었다. 

덕분에 우리 동네 편의점에 거의 가지 않았었는데 그 날은 일하는 언니의 얼굴을 제대로 보고 얘기도 할 정도로 동네 사람 인증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제일 먼저 란언니와 소민, 민주님이 왔고 뒤이어 지연님이 도착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직접 만든 빵과 디저트들, 집들이 필수 선물 휴지, 향 좋은 캔들 같은 선물들을 하나같이 들고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다정하고 친절한 그들에게 더욱 따뜻한 마음이 되어 식탁 주변으로 세팅된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하며 맥주와 안주들을 꺼내놓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39. 마지막 수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