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월 19일 오후 4시
C간호사는 우리를 516호로 인도했다.
"516호로 가실게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C간호사에게 516호 담당이 맞는지 물어보았다.
"저 혹시 저희 담당 간호사님이신가요?"
C간호사는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속사포 브리핑을 시작했다.
"산모님은 내일까지 화장실 가실 때나 이동하실 때 보호자분 꼭 대동해주셔야 합니다."
"빈혈 증상으로 머리가 어지러울 수 있거든요."
"입원해 있으신 동안 혈압은 주기적으로 재실 거고요."
집중도 체크도 빼먹지 않았다.
"보호자분 잘 듣고 있으시죠?"
속사포 브리핑은 계속되었고,
"좌욕은 내일부터 하루 2번 이상 꼭 해주세요."
"봉합 부위에 연고는 꼭 발라주셔야 합니다."
"오늘 소변보시면 꼭 저한테 알려주세요."
"보호자분 잘 듣고 계신 거 맞죠?"
그렇게 약 25분 동안 속사포 브리핑을 들었다.
"신생아실 콜이 오면 수유하러 내려가시면 됩니다."
"산모님 식사는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야식까지 병실로 들어오고요."
"보호자 분 식사는 점심만 구내식당에서 드실 수 있으세요."
"(중략)"
"지금까지 궁금하신 거 있으실까요?"
더 이상 물어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아기를 언제부터 볼 수 있는지가 너무 궁금했다.
"혹시 아기 면회는 언제부터 가능할까요?"
C간호사는 선듯 안내책자를 건넸다.
"여기 안내책자입니다."
"방금 질문하신 내용까지 다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한 번 읽어보세요."
책자를 읽어보니 그제야 속사포 브리핑 내용들을 모두 숙지할 수 있었다.
안내책자에는 산후조리 필요 물품들도 있었는데, 그중 미처 챙겨 오지 못한 것들이 다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필요 물품을 물어오는 비둘기가 되기로 자처했다.
아내 역시 내 작위를 아주 맘에 들어했다.
"여보! 첫 번째 임무는 집에서 방석과 세면도구를 가져오는 거야! (비둘기 날아가는 이모티콘)."
임무가 주어지면 비둘기는 목표 지점을 향해 신속하게 날아갔다.
집으로 돌아와서 신속하게 필요 물품들을 챙겼다.
냉장고를 뒤져 요깃거리들을 먹으며 쉬는 시간도 가졌다.
쉬는 동안 노트북으로 연차 결재를 올리는 건 덤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핸드폰 벨이 울렸다.
(애버랜드~~ 빵빵 오쎄요오오~~!!)
신속하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 이제 막 돌아가려고 했는데!"
"무슨 일 있어!?"
아내는 화장실이 급해 보였다.
"여보... 나... 화장실..."
"얼른 와..."
전화를 끊자마자 서둘러 물품들을 챙겨 밖으로 튀어나갔다.
병원까지 T맵으로 10분, 추천 경로를 활용하여 최대한 빠르게 병원으로 넘어갔다.
다행히 병원 주차장에는 빈자리가 많았다.
병원 주차장(둥근 원판 : 주차타워 위치)
막 차를 대고 5층으로 올라가려는데, 주차요원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저기 승용차는 주차타워에 넣으셔야 합니다."
"SUV형 차량이 들어올 수 있으니, 다시 차 빼서 주차타워로 넣으실게요."
"얼른요."
한시가 급한 상황임을 설명해도 주차요원은 완강했다.
"그냥 얼른 차 빼서 이동하세요!"
"제가 그런 사람들 많이 봐서 척 보면 척입니다!"
결국 주차타워에 차를 넣기 위해, 다시 차에 탑승했다.
하지만 주차타워 문은 10분이 지나도록 열리지 않았다.
그래서 주차요원실로 가서 무슨 일인지 물어봤다.
"저... 혹시 주차타워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가요?"
그제야 주차요원은 자리를 털고 밖으로 나왔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시스템 점검 먼저 하고 차 넣으실게요!"
10분 정도 후에, 주차요원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점검을 마무리했다.
"네! 이제 타워에 차 넣으실게요."
지체된 시간은 도합 20분, 먼가 일어나고도 충분히 남을 시간이다...
주차타워에 차를 넣고, 5층으로 급히 뛰어 올라갔다.
516호에 도착하자, 아내가 똥 씹은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뭐야 비둘기...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얼른 화장실 좀 데려다줘..."
곧바로 아내를 부축하여 화장실로 인도했다.
"미안해 여보..."
"병원 주차장에서 좀 복잡한 일이 있었어..."
아내가 화장실에 들어간 사이, 가져온 물품 정리에 열중했다.
그때 병실 공용 전화가 울렸다(신생아실 콜이 울린 것이다.).
"따르릉!! 따르릉!!"
바로 옆 자리 P산모가 황급히 콜을 받았다.
"네네... 그분도 다른 병실로 옮겼습니다."
"그분 이제 여기 없어요."
곧이어 캐논 벨소리가 울렸다(어머니 전화였다.).
(빰바람 빰바람 빠바바바바바바바 x2)
전화를 받자, 엄청난 질문 세례를 받게 되었다.
"아들! 왜 이렇게 전화가 안 돼?"
"따복이 면회는 언제부터 가능하니?"
(중략)
"내일 니 동생 상견례 오는 거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