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복이의 탄생

갑자기 육아휴직을 쓰게 되었습니다.-3

by 남유복

24년 1월 19일 오후 2시 54분


아내의 퉁퉁 부은 얼굴을 마주하니, 실로 대견함이 우러나왔다.

"여보.. 정말 고생했어..."


옆에서는 E간호사가 탯줄 절단 부위를 알려주었다.

"보호자분 여기 가위로 자르시면 되어요."


따복이가 엄마 몸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뜻깊은 순간이었다.

(탯줄 싹둑!)


따복이는 이동식 신생아 요람에서 이물질 제거 및 손가락 개수 등 확인 과정을 두루 거친 후, 곧바로 두터운 천으로 꽁꽁 싸매어졌다.

천으로 꽁꽁 싸매어지고 있는 따복이


E간호사가 아내에게 따복이를 안겨주었다.

"산모님 너무 이쁘죠?"


하지만 아내는 따복이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아... 알겠어요..."

"아! 밑이 너무 아파요..."


E간호사가 아내를 저지했다.

"산모님 손 밑으로 가시면 안 돼요!"

"지금 시술 과정 중입니다!"


봉합시술을 하시던 의사 선생님이 잠시 출산 경과를 말해 주셨다.

"현재 회음부에서 항문까지 많이 찢어진 상태입니다."

"많이 아플 거예요."

"회복기간이 좀 많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따복이가 신생아실로 옮겨질 시간이 되었다.


D간호사는 나한테도 같이 갈 것을 요청했다.

"보호자 분도 같이 따라오셔서 신생아실 앞에서 대기하실게요."


아파하는 아내를 두고 나오려니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내 옆에 조금 더 있고 싶습니다."


결국 의사 선생님의 강권으로 분만실을 나오게 되었다.

"보호자분! 시술하는데 시간이 좀 소요되니깐 나갔다 오세요!"


그렇게 따복이는 같은 층 신생아실로 이동했다.

신생아실로 가는 따복이


신생아실 앞에서 기다리는 동안 양가 부모님꼐 이 기쁜 소식을 전해드렸다.


현장 소장님께도 전화를 드렸다.

"소장님 조금 전에 아기 나왔습니다."


소장님은 진심을 담아 축하해 주셨다.

"아이고... 축하한다!"

"고생했고... 앞으로 돈 많이 벌어라!"


D간호사가 F관리사와 신생아실에서 함께 나왔다.

"출산 정말 축하드립니다! x2"


F관리사로는 신생아 카드를 건네주었다.

"자 이거 받아 가시면 됩니다."

"나중에 아기 면회하러 오실 때, 들고 오시면 되어요."

"그리고 산모님 조리원 입소하시면, 아기도 6층 신생아실로 따라서 올라가니까요."

"향후 일정으로 참고해 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신생아 카드를 찬찬히 읽어보았다.

'오후 2시 54분 출생... 3.34Kg... 신장 48cm...'


대기실로 돌아오던 중, 복도에서 담당 의사 선생님과 마주치게 되었다.

"산모가 정말 많이 애썼어요..."

"하늘 바라보고 있는 아기, 대부분 제왕절개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산모가 힘으로 밀어낸 경우라 봉합 시술 부위가 좀 많아요..."

"보호자 분이 옆에서 잘 케어해 주세요..."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래서 담당 의사 선생님을 증인 삼아, 평생의 다짐을 공표하게 되었다.

"네! 평생 아내한테 정말 잘해주겠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다.


분만실로 돌아오니 D간호사가 퇴실을 요청했다.

"이제 산모님 분만실에서 나가실 건데요."

"짐 다 챙겨서 나오실게요."


그 순간 아내의 두 가지 부탁이 생각났다.


첫 번째는 출산 직후 꼭 양말을 신겨 달라는 것이었고,

"저 간호사님 잠시만요!"

"산모 양말 좀 신길게요."


두 번째는 병실 중 511호에 배정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 그리고 저번에 산모가 배뭉침으로 입원했을 때, 511호를 사용했었는데요."

"혹시 그 병실에 자리가 남아 있을까요?"


분만실 간호사들이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D간호사가 아내를 병동으로 데려다주면서 병실 문의에 대한 답변을 주었다.

"511호에 자리가 있는지는 입원 병동에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병동 데스크에서 전화를 받지 않네요..."


5층 입원 병동으로 올라가니 저 멀리 안내 데스크에 C간호사가 서 있었다.


아내는 C간호사를 보자마자 그 지친 와중에도 신신당부를 했다.

"여보... C간호사네..."

"저번에 내가 배 뭉침을 입원했을 때 기억나?"

"당신이 샴푸실에서 내 머리 감겨 주다가 입원복이 젖어서, 링거를 뽑고 다른 입원복으로 갈아입어야 했잖아?"

"그때 C간호사가 손목 복숭아 뼈 쪽에 새 링거를 놓아서..."

"하루종일 주삿바늘 꽂힌 자리가 너무 아팠어..."

"링거를 또 맞기도 좀 그렇고..."

"다시 꽂으면 이번엔 어디에 꽂을지 몰라서 가만히 있었는데..."

"아... C간호사가 내 곁에 안 왔으면 좋겠어..."


이전 02화자연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