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분만

갑자기 육아휴직을 쓰게 되었습니다.-2

by 남유복

24년 1월 19일 오전 8시 반


착잡한 마음에 심각한 표정으로 담당의를 바라보게 되었다.

2. 자연 분만2.jpg 분만실에 들어온 남유복(이행복 촬영본)


의사 선생님은 현 상황을 말씀해 주셨다.

"일찍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탯줄이 눌리는 상황입니다."

"정오까지 출산 안 되면, 제왕절개 해야 되어요."


눈물이 났다. 정말 간절했다. 그래서 두 손을 모으게 되었다.

'우리 행복이 그만 힘들었으면 좋겠는데...'

'아기가 얼른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어서 의사 선생님의 팩트가 날아왔다.

"지금 남편 분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산모가 스스로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도록, 옆에 있어주는 거 그것뿐입니다."


상황은 갈수록 더 악화되었고, 급기야 간호사들이 분만실로 우르르 들어오게 되었다.

"산모님! 힘줘 보실게요!"

"똥 싸는 것처럼 배에 힘을 줘보세요! 힘!"

"힘주셔야 되어요!"


D간호사는 나를 분만실에서 내보냈다.

"보호자분은 대기실로 잠깐 가 있으실게요!"


대기실로 가면서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했다.).


그러다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게 되었다.

"어머니... 새벽에 갑자기 양수가 터져서..."

"행복이 데리고 병원에 왔어요..."


어머니는 상황에 대한 공감을 해주셨다.

"아이고... 양수가 먼저 터졌으면 정말 고생인데..."

"내가 너 낳을 때도 양수가 먼저 터져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아이고..."


그리고 동생 상견례를 말씀하셨다.

"그래 아들! 근데 내일이 니 동생 상견례인 거 알지?"

"일단 오늘은 새아기가 출산했으니 잘 챙겨주고, 내일 상견례는 꼭 참석했으면 좋겠다."


그때 D간호사가 대기실로 들어왔다.

"이행복 보호자님 분만실로 들어가실게요."


어머니와의 통화는 급하게 종료되었고,

"어머니... 지금 다시 분만실 들어가 봐야 되어서..."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D간호사를 따라 분만실로 들어가게 되었다.

'우리 행복이... 정말 고생했네...'

'따복이를 보는 건가...'


하지만 분만실에는 의사 선생님도 간호사들도 없고, 와이프 혼자 힘을 쓰고 있었다.

"흐흑... 흐흑..."


D간호사는 다리 붙잡는 법을 알려주고는 다시 밖으로 나가버렸다.

"산모님 다리를 양 쪽으로 이렇게 잡고 계시면 되고요."

"진통 때마다 힘주라고 얘기하기면 됩니다."


아내는 악으로 깡으로 계속해서 힘을 주었지만, 출산 진행율의 진전은 보이지 않았다.


30분 경과, 더 이상 지체하면 산모가 위험한 상황, 자연분만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러나 아내는 되려 무통 투입량을 줄이는 초강수를 택했다.

"흐흑... 여보..."

"아으... 가서 무통 줄이라고 해..."


곧장 밖으로 달려 나가, 무통 투입량을 줄여 달라고 소리쳤다.

"저기요! 뭐해요!"

"빨리 들어와요!"

"무통 투입량 좀 줄여주세요!"


E간호사가 헐레벌떡 들어와서 무통약 주입 밸브를 MAX(7)에서 4로 약하게 돌려놓았다.


D간호사는 의사 선생님을 모시러 밖으로 튀어나갔다.


무통 투입량이 줄어들자 자궁 수축이 다시 활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내는 동시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되었다.

"아악! 으아아아!!"


얼마나 힘을 세게 주었으면 붙잡고 있던 분만침대 난간대가 흔들릴 정도였다.


담당 의사 선생님은 분만실로 들어오시자마자 촉진제 재투입을 지시하셨다.

"D간호사 아기 심장박동 상태 괜찮으니까, 옥시토신 다시 투입해라!"


자궁수축은 점점 더 활발해졌고, 마침내 아기 머리가 보일 정도로 출산 진행율이 올라오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아기 받을 준비를 지시하셨고,

"이제 분만침대 다시 세팅하고, 아기 받을 준비 해라!"


나를 분만실에서 내보내셨다.

"보호자분은 잠시 나가 있으실게요."


대기실에서 두 눈을 꼭 감고 심호흡했다. 두 볼에는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행복이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입덧을 같이하지 않았던 것까지 미안했다.


약 30분 후, D간호사가 분만실에서 나왔다.

"축하드립니다!"

"보호자분 안으로 들어가실게요."


순간 심장이 가슴뼈를 뚫고 튀어나올 정도로 쿵쾅거렸다.

"네... 알겠습니다..."


D간호사는 나에게 장갑을 착용시켰다(탯줄을 직접 자르기로 했다.).

"보호자님 제가 장갑 밑을 조금 뒤집을 테니까요."

"절대로 바깥 부분에 손이 닿지 않도록, 장갑 안 쪽으로 손을 쑥 넣어주시면 됩니다."


분만실에서는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응애! 응애! 응애!"


분만실 안으로 들어가려 하니, 정말 가슴이 떨렸다.

2. 자연 분만.jpg 병원 분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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