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된 긴장감이 나를 다시 깨운다
1년 정도 줌(Zoom)으로 진행되는 비대면 모임(A)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팀장으로서 일의 효율성과 성장의 방향을 늘 고민하다 보니, 업무 외적인 배움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줌 미팅에서 나 스스로가 느슨해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발표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했는데, 이젠 ‘집중’보다는 ‘참여 중’이라는 느낌만 남았다.
그러던 중, 과거 함께했던 비대면 학습모임(B)에서 참여를 권유하는 연락이 왔다. 그 모임은 수준이 높기로 유명했다. 발표자는 깊이 있는 분석과 표현으로 서로의 생각을 자극했고, 그 안에 있으면 내가 조금 부족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곤 했다.
잠시 망설였지만 참여했다.
그날 1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몰랐다.
몸이 자연스레 의자 끝으로 당겨졌고, 메모장 위에 끊임없이 펜이 움직였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다.
돌이켜보니 지금 참여하고 있는 줌 미팅(A)이 너무 익숙해졌다.
동일한 프로세스 운영, 반복되는 주제, 같은 멤버.
물론 나쁘지 않았다. 편안했고,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편안함은 나를 안주하게 만들었다. 배우고 있다기보다, ‘참석하고 있다’는 느낌만 강했다.
성장은 익숙함의 반대편에 있다.
의도된 긴장감은 자극이 된다.
그런 공간에 들어가면, 처음엔 어색하고 작아진다.
하지만 그 작은 불편함이 내 안의 감각을 일깨웠다.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긍정적인 사람들과 대화해야 한다. 성장하고 싶다면, 성장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 옆에 있어야 한다. 좋은 독서모임이 아무리 많아도, 나에게 자극이 되는 모임은 따로 있다.
약간의 긴장감이 드는 모임, 그게 바로 나에게 맞는 배움의 장이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너무 익숙한 팀, 너무 익숙한 업무 방식은 어느 순간 ‘루틴’이 아니라 ‘정체’가 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우리는 점점 같은 패턴으로 사고하고 말한다.
때때로 낯선 프로젝트, 새로운 멤버, 다양한 경험을 가진 동료와 함께 일할 때 새로운 접근이 가능하다.
그 새로움과 긴장감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성장의 촉매가 된다.
어느 TED 강연에서 한 연사가 이런 말을 했다.
“Comfort zone은 안전하지만, 그 안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A comfort zone is a beautiful place, but nothing ever grows there.)
익숙함은 우리를 보호하지만 동시에 갇히게 만든다.
불편함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지만 동시에 확장시킨다.
결국 성장의 경계는 ‘긴장감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에 달려 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나는 편안한가, 아니면 깨어 있는가.”
그리고 그 답이 ‘편안하다’면
나는 일부러 낯선 곳으로 한 걸음 옮기려 한다.
비대면 모임(B)에서 다시 느낀 그 집중감은
‘잘하는 나’가 아닌, ‘배우는 나’를 마주하게 한 시간이었다. 한 시간 동안의 긴장감이 내 하루를, 나아가 내 태도를 바꿔놓았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내 사고의 근육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정체되어 있다고 느낀다면 익숙한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익숙한 사람들 사이를 떠나야 새로운 생각이 찾아온다.
의도된 집중, 긴장감이 도는 배움, 낯선 만남.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때론 나를 성장시키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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