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보다 더 중요한 배울 거리
돌파하는 능력을 키운다는 것
신생랩을 가야 할까요
얼마 전에 저에게 한 학 학부 졸업생 분이 메일을 보내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새로 부임하신 교수님의 신생연구실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거였어요. 신생랩에서 연구활동을 해도 괜찮을지 의견을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짐작하건대, 전통이 있는 연구실이라면 그동안 축적된 연구 인프라와 노하우,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텐데 신생 연구실은 그런 기회가 제한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문제를 돌파하는 과정
신생 연구실뿐 아니라, 수십 년간 졸업생을 배출한 연구실이라고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학위과정은 기본적으로 "문제를 돌파해서 해결해 나가는"과정입니다. 이해되지 않는 수식이나 실험 결과를 붙들고 머리 싸매는 과정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 위해 외부 기관에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는 과정, 실험 기자재를 구매하려고 국내외 기업들과 컨택하는 과정, 모르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무작정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 등등, 수많은 "예기치 못한 난관"들과 맞서 싸우게 되지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제를 돌파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얻어내게 됩니다.
연구실이 회사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유
이런 분들은 회사에 와서도 적잖이 능력을 발휘합니다. 입사 후 1~2개월만 지나면 곧잘 능력을 발휘하지요. 콘셉트만 설명해 주어도 그에 맞게 실험을 설계하고 업무를 잘 추진해 나가고, 하나하나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전화기 들고 협업 부서 사람들에게 질문도 하고 자료도 요청합니다. 연구 분야가 일치하지 않더라도, 문제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를 고민하면서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이것저것 해 보는 능력과 마인드는 커리어를 쌓아 나갈 때 좋은 무기가 되지요.
대학원에서만 배울 수 있나요?
대학원에서만 이런 걸 배우는 건 아닙니다. 회사에서도 이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전체 조직 차원에서 업무가 돌아가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하지 못할 문제를 만나더라도 조직의 힘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우회할 수 있는 방법도 많이 있고요.
반면 학위 과정은 목표 자체가 "개인화"되어 있습니다. 자기 학위 주제는 자기가 완성해 나가야 하는 것이니까요. 주위에서 도움을 줄 수는 있어도, 결국은 자기가 책임지고 문제를 뚫어가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좀 더 절실한 마음으로, 좀 더 공격적으로 문제를 돌파하는 근성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