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지난 스타벅스.
엄청난 사람들이 커피를 시키려고 줄을 섰다.
내 앞에는 70대 정도의 아주머니가 주문을 준비하고 계셨다.
"뭘 드릴까요?"
"아 커피요"
"어떤 커피 드릴까요?"
"아아"
"아메리카노요?"
"아 네."
"사이즈는요?"
"아. 그냥 보통..."
"톨사이즈요?"
"아 네. 그거요. 톨사이즈"
바쁘고, 뒤에 사람은 많이 기다리고 있고, 직원은 웃음을 잃으면 안 되고, 그 아주머니는 잘 못 알아듣고…
총체적 난국이었다.
"결제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아, 딸이 스타벅스 카드를 줬어요. 이걸로 해주세요."
"여기에 카드 대주세요"
아주머니는 카드를 카드 단말기에 댔다.
잠시 후
"잔액이 모자랍니다. 충전해드릴까요?"
"아~ 충전이요?"
드디어 약간 짜증이 올라온 직원은 최대한 짜증 나는 말투를 하지 않으려 애쓰면서 또박또박 한 자 한 자 말했다.
"충! 전! 을! 해! 드! 리! 냐! 고! 요!!!!"
보다 못한 나는 불쑥 나섰다.
"아주머니~ 지금 이 스타벅스 카드에 돈이 모자라서, 결제가 안 되는 거예요.
방법은 두 가지인데, 한 가지는 다른 카드로 커피 결제를 하시던지,
또 다른 방법은 스타벅스 카드에 현금이나 카드로 돈을 충전해서 이 스타벅스 카드로 충전하시는 방법이에요. 그리고 충전금액은 만원부터 오만 원 십만 원, 원하시는 금액 만원 단위로 충전 가능해요.
어떻게 하시겠어요."
나는 완전 천천히, 그리고 알아듣기 쉽게 발음도 아주 정확하게 아주머니께 이야기를 해 드렸다.
"아 네만 원 다른 카드로 충전하고, 딸이 준 이 스타벅스 카드로 결제할게요."
나는 직원한테 얼른 말했다.
"네. 만원 충전해 주시고, 이 카드로 결제해 주세요."
결제가 끝나고 아주머니는 나에게 오셔서는
고맙다고. 기다리는 사람도 많고 말귀는 못 알아듣고 직원분한테도 미안하고 그랬는데,
아가씨 덕분에 잘 해결했다고 고맙다고 했다.
그래. 선한 영향력이 별거냐. 너무 빠른 이 디지털 시대에 우리 엄마아빠 나이또래분들 이렇게 도와드리는 것도 선한 영향력이지. 너무 뿌듯하고 기분 최고였다.
그런데.
사실은
더더더더더
나를 기분 좋게 한 건...
"아가씨 덕분에 잘 해결됐어."
"아까씨 덕분에..."
"아가씨... 아가씨... 아가씨..."
아 놔... 나 아가씨 아닌데...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선한 영향력을 끼쳤기 때문이지?
그렇지?
아가씨 때문...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