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름날

2019년 8월 26일

by 낮은 속삭임

소나기처럼 우르르 우르르...

그 여름 밤바다를 걸을 때 네가 말해줬지

저 소리가 물 들어오는 소리라고.

바다라면 동해의 철썩이는 파도 소리만 알고 있었던 내게, 물 빠진 밤 해변을 걸으며

들려오는 소나기 소리를 밀물이라 알려준 너. 망설이다 손 내밀어 네 손을 깍지 껴 보았어.

이미 어둠은 깊어 네 얼굴이 거의 보이지는 않았지만, 깍지 낀 손에 들어간 힘과 커다란 네 손이 설렜던 그 여름밤.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휴게소에서 너를 기다리며 서 있는 내 쪽으로 걸어오며 늘 그랬던 것처럼, 마치 습관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레 내게 손 내밀던 너. 다른 어떤 기억보다 그게 오래오래 기억이 나. 여름날 하면 그날이 떠올라.

keyword
이전 19화반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