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희원 Sep 14. 2023

아는 동생과 대화 중 삼킨 말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말라는 위로대신



 무엇이 되려고 애쓰지 말라는 말은 무척이나 위로가 된다. 한때 이런 위로에 불안을 덜었고 힘을 쭉- 빼기도 했다. 하지만 돌고 돌아 드는 생각은 무엇이 되는 게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원하지 않아도 우리는 결국 무언가가 되고, 사회에서 어떤 존재나 역할로써 살아간다. 랜덤으로 원하지 않는 무언가가 될 바엔 원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무엇이 되는 게 사회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말라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반발하는 대신 위로를 받는다. 그동안 애쓰고 힘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면서, 내가 무엇인지 판단하는 주체가 외부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무리 뭔가가 되려고 발버둥 쳐도 외부의 인정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끝없이 타인과 비교하고 자기검열과 자책에 갇히고 만다.






어떤 위로처럼 무엇이 되겠다는 틀에 갇히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정의하는 주체를 나로 바꾸면 된다. 이것은 원하는 시점을 조금만 틀면 가능하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와 함께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를 생각하면



내가 생각하는 나대로 살아갈 수 있다.



미래의 시점을 현재로 가져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정확히 모르면서도 다만 선택하는 기준에 있어서만큼은 좋아하는 걸 따르는 사람이고 싶었다. 사업가가 되려고 하거나 사업으로 인정받고 싶은 날엔 지독한 자기검열에 빠졌지만 좋아하는 걸 하고 있다는 사실과 사람들이 갖고 있는 그런 마음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이고 싶어서 나부터 그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무언가 단단해짐을 느꼈다.





/

 스물 밖에 안 된 지인이 무언가 되기를 놓아버린 듯했을 때 되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현재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는 선택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이 말을 해도 될까? 망설여진 건 왜 때문.



아무렴 도움 되고 좋은 말을 건네고 싶은데 좋게 포장하면 앞으로의 너의 경험을 존중하고 싶은 마음,



있는 그대로 표현하자면 오만을 떨 바에야 듣기나 잘 하자는 욕심에 내가 할 수 있는 말들을 삼키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 날 남의 집에서 빛나고 있던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