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본질은 시간
어느 새벽 아는 동생 B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인스타를 보고 깨어있던 걸 알았나 보다. 왜 안 자냐?로 시작한 통화는 B의 고민 상담으로 이어졌다. B는 대학교 4학년, 취업 준비를 준비하는 대학생이다. 나는 취업이라곤 해본 적 없는데 어쩐지 그날은 상담사로 선택되었다.
B의 고민은 이러했다. 자기는 부모님 덕에 누리고 자란 만큼 자식에게 해주고 싶고, 그러려면 돈이 충분해야 한다는 것. 그럼 많이 벌면 되는 거 아니냐 물으니, 또 하나의 꿈은 가족과 시간을 함께 보내며 정서적으로 충만하게 자식을 양육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면 돈도 많이 벌고 시간도 많이 가지면 되지 않냐 하니, B가 원하는 분야는 연봉이 적어서 많이 벌려면 많이 일해야 하며 가족과 보낼 시간이 적어진다는 결론이었다.
B가 대견했다. 경제 활동에 앞서 그것이 삶의 소망을 충족시킬지 검토하는 자세! 간과하기 쉽지만 해야 마땅할 고민이니까.
돈과 시간은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이곤 한다. 우린 고정된 시간 동안 일하며 돈을 벌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돈을 사용한다. 시간과 돈의 교환에 익숙하다. B의 고민을 들은 후 두 가지를 떠올렸다. 하나는 창직과 창업, 하나는 자본 투자. 특히 '투자'는 B의 소망인 돈과 시간 양쪽을 거머쥘 수단으로 봄직하다.
주식과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일. 평상시엔 내가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들여 일하지만, 자본을 투자하면 돈이 나를 위해 돈을 벌어 온다. 내가 잠자는 동안에도 자본은 쉬지 않고 일한다. 투자한 돈은 처음엔 미미했을지라도 복리의 마법으로 가속도가 붙으며 불어난다.
이렇게 투자로 벌어들인 돈은 단지 돈 이상의 가치가 있다. 바로 시간이다. 대체로 사람은 시급, 월급, 연봉, 즉 시간 개념으로 돈을 버는데, 투자란 그 수익만큼의 시간을 버는 일이다. 시간을 원하는 곳에 사용할 선택권이 생긴다. 가족과 함께 느긋하게 장을 보고, 저녁식사를 요리하고, 마음이 동할 때 훌쩍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수입은 적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거나, 혹은 열렬히 일하는 데에 수익을 활용할 수도 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투자는,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추천할만한 도구가 아닐까? 장기간 들이는 일이지만, 분명히 어느새 시간을 가져다 준다.
돈이 많이 필요하다면 사업을 시작해도 될텐데, 시간을 함께 얻고 싶다면 그 방법은 투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투자를 할 수 있는 자본의 본질은 시간이다. 거기에 돈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