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당신의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
인터넷에서, 책에서, 유튜브에서 마치 격언처럼 한 번이라도 들어봤을 이야기다.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열심히 살 것이라는 다소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된 주장일 것이다.
그렇지만 한 번 생각해 봤다. 마지막 날 과연 나는 무엇을 하며 살까?
우선 아침에 눈을 뜨면 다만 조금의 눈물이 나지 않을까 싶다. 후회와 미련들 때문일지, 아니면 홀가분함일지, 무엇일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기도하겠지. 돌이켜보면 후회뿐인 인생 그저 맡기겠다고.
그러다 조금 출출해질 때즈음 주섬주섬 매무새를 가다듬고 주방으로 향할 것이다. 뭐 대단히 맛있거나 좋은 음식을 먹진 않을 것 같다. 그저 평소 좋아하던 파스타면 한 줌 집어 삶아서 얼른 한 그릇 먹고 치우겠지.
그렇게 먹고 나면 정신이 좀 들 것이다. 그러면 보고 싶은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리겠지. 뭐 하냐. 잘 지내냐. 보고 싶다. 언제 한 번 보자. 마지막 날이라곤 굳이 얘기하지 않겠다. 휴대전화를 붙들고 몇 시간씩 울어재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친구들이 얘가 왜 이러나 싶게만 할 것이다.
산책이나 한 바퀴 돌아도 좋겠다. 두 다리로 땅을 디디고 눈에 한가득 나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담으려 할 것이다. 한낮의 따사로움과 눈뜰 수 없이 밝은 햇빛을 살갗에 담아 갈 것이다. 어제와 똑같기에 내일을 더 앙망하게 하는 아름다운 오늘의 풍경을 마음속 깊은 곳에 새길 것이다.
저녁이 되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불러다 모아놓고 저녁상에 둘러앉힐 것 같다. 그리고 별말 없이 얼굴만 빤히 들여다보지 않을까? 별로 할 말은 없을 것 같다. 그저 아 내가 이런 사람들과 살아왔구나 새삼 미소나 머금어 보일 것이다.
야구도 볼 것이다. 다만 화내지 않을 것이다. 안타를 못 쳐도 웃으면서 볼 것이다. 그래도 기왕이면 이기면 좋겠다.
그러다 좋아하는 노래한곡 자그마하게 틀어놓고 일찍 잠자리에 들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 옆에 누워 그 사람의 손길에 내 머리칼을 내어주고 이른 잠자리에 들련다.
짧게나마 재밌는 상상을 해봤다. 상상 속에서 조차도 뭔가 대단한 일은 하지 않는 모양이다.
만일 오늘이 당신의 마지막 날이라면 어떤 하루를 살 것인가?
마지막 날처럼 산다는 것은 해야 될 것을 하고, 하지 않아도 될 것은 안 하는 삶이겠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는 오늘일 것이고, 내일에 서서 돌아봤을 때 충분히 만족할 만한 어제일 것이다.
좋아하는 노래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My Favorite Things - Leslie Odom j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