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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rious Apr 22. 2024

여행과 질문 - 1

내가 여행을 떠난 이유 - "당신은 무엇을 좋아합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누군가 나에게 "무엇을 좋아합니까?"라고 물어왔을 때, 간결하고 명확하게 대답하기란 항상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물음에 제대로 답변하려다 보면 '나는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와 같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들이 앞선다.


질문을 조금 비틀어 '내가 좋아했던 것'으로 바꾸어보면 대답이 조금 수월해진다. 과거, 그때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나고 돌이켜봤을 때, "아, 내가 그때 참, 그것을 좋아했구나"라고 깨닫는 경험들이다. 살아오며 저마다 크고 작은 경험을 쌓아오지만, 머릿속에 남긴 '기억'은 감정과 감각을 동반했을 때 더욱 뚜렷하다. 그러한 기억을 매개로 과거의 내가 '좋아했던' 것들들 돌이켜보면, 오늘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이어지지 않을까.


나는 사람이 좋았다.


사람들과, 그러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 그들이 살아 숨 쉬는 문화와 사회가 좋았다. 문화와 사회라는 주제 안에서 음식과 술, 그리고 그것들을 먹고 마시는 일, 커피와 담배를 매개로 몇 시간씩 떠드는 주제들, 모든 이들의 희로애락 -우리를 웃고 떠들고 울게 하는 모든 것들-이 좋았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던 끝에 닿은 한 가지 답은 "그래, 다시 여행을 떠나보자"였다. 내가 좋아했던 것들을 아직 좋아할 수 있는지, 지금의 나 자신이 내가 기억하던 그러한 사람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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