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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Mar 25. 2024

라마단에 여행하기

라마단 식사

라마단 식사

가끔 아랍 지역을 여행하다보면 그들의 가장 큰 금식기간인 라마단에 여행할 때가  있다. 라마단은 한달간 금식하는 기간이지만 해가 진 이후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는 먹을 수 있으니 완전한 금식은 아니다. 하지만 해가 떠있는 시간에 금식을 하면서도 일을 해야하니 극도로 피곤하고 예민할대로 예민하기도한 고난의 기간이기도 하다.


라마단이 시작되는 그 주간에 우리는 터키로 떠났다.  혹시나 먹을 것이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라면과 김치 조금  빵과 간식을 짐에 실었다.


첫날은 거의 비행기로 이동했기에 비행기에서 주는 간식과 커피 차로 요기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스탄불에서 아다나로 가는 비행편의 식사가  의외로 맛있었다. 빵에 치즈와 야채 조금 들어간 샌드위치였는데  따뜻하게 데워주니 더없이 맛있는 식사였다.

늦은 시간 수리아 안디옥으로 가는 길에  지난 여정에 들렀던 식당을 다시 들렀다. 정말 경치 좋은 곳에맛도 좋고 플레이팅도 일품이었던 진귀한 음식과  불이 붙은 터키 커피가 기억에 남아서다. 7시가 넘은 시간이라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마친 시간이었다 . 그래서인지  라마단 이프타르 시간에도 우리가 먹을 식탁이 남아있다. 특별히 라마단기간이라 예약없이는 왠만해서는 식당에서 먹을수 없을 정도로 붐빈다. 다른집은 주차할곳도 없이 붐비는데 정말 자행이었다.


주인이 우리를 기억하고는 반갑게 맞이한다. 라마단 식사를 해보라며 우리에게 권하기에 마침 하루 반을 정식으로 식사한적이 없어 주인이 권하는 대로 식사를 했다.


라마단 식단은  정말 진수성찬이었다. 샐러드에 양고기 닭고기 소고기 철판구이? . 마지막 커피와 홍차 그리고 디저트까지 먹으니 왕의 식탁이다. 거기에 생음악 까지 . 물론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은 아니었지만 흥을 돋구어 주어 좋았다.  . 지난번에도 900리라에 먹었기에 그렇게 비싸지 않을줄 알았다.  계산을 하려니 거의 2000리라(65불)가 나온다.    이스라엘 생각하면 비싼건 아니지만  지난번 먹었던걸  생각하면 너무 바가지 쓴 느낌이라 한동안 실갱이 끝에 인상 찡그리며 돈을 지불하고 나왔다. 하지만  터키에 와서 처음 정식으로 먹은 식사라 즐겁게 먹었던 최고의 식사였다.


이동중에는 식사하기가 쉽지.않았다. 라마단이라 문을 닫은 곳도 많았고 라마단이라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고 대체로 라마단 식사 시간에 맞춰야 먹을 수 있었다. 한 식당에서는 식사 시간을 기다리며 식탁에 앉은  사람들이 앉아있기만 한다.  식사 시간까지 할일은 없고 마냥 앉아서 기다리고들 있다. 아마 이프타르 (라마단 금식이 끝나고 밥을 먹는 시간) 시간이 되면 모든 식탁은 음식으로 넘치고 왁자지껄 밥 먹는 소리로 북적일게다. 오래 기다릴수 없어  우리는 식당을 나올수 밖에 없었다.


 식당에서 나와 작은 케밥 집에 들어갔다. 다행히 케밥은 바로 구워 나오는 음식이라 먹을 수 있다. 주인이 착해서  김치와 미리 사 놓은 후무스(아침에는 후무스와 빵을 사서 호텔에서 먹었다 . 안디옥에 아침에 밖에서 먹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를 들고 들어갔다.  엄마와 아들이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작은 식당이지만 맘편히 먹을 수 있어서 따뜻하고 좋았다.


우리는 대부분 늦은 시간에 호텔을 정했고 조식이 포함되지 않는 곳에서는 근처 빵집에서 빵을 사와 전날 사놓은 토마토와 오이를 반찬삼아 먹곤 했다.


삼사일 지나서부터는 조식이 포함된 호텔을 저렴한 가격에 구할수 있었다. 어떤 날은 구멍가게에 들러 컵라면을 먹기도했고 어떤날은 길가다가 준비한 빵과 야채를 먹기도했다. 라마단 기간이라 저녁이 되면  열렸던 가게들도 다 문을 닫고 식사하러 가는지 열린 식당이 많지 않다.

그래도 몇군데 여는 곳이 있어 맛있는 저녁을 먹었던 추억이 있다.


가장 행복했던 식사는 더베에서였다.

터키의 산악지대는 무척 춥다.아주 추운건 아닌데 가만히 있으면 손이 시려오고 몸이 굳어온다. 촬영을 하고 어디 카페라도 있나 하고 두리번 거리는데 한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신다. 알고봤더니 바로 할아버지 집 근처에서 촬영하고 있었던게다. 우리가 할아버지 집에서 차를 좀 마실수 있냐고 물으니 할아버지가 바로 따라오라고 손짓하신다. 집은 판자촌 같은 정말 옛집이었다.

마침 할머니가 방바닥을 슬고 계신다. 집은 분홍색 붉은색등 알록달록한 카페트와 쇼파로 아주 깔끔하다. 할머니의 바지런함이 느껴진다. 차 한잔을 마실까해서 들어갔는데 집 닭이 낳은 계란 후라이와 각종 집에서 만든 치즈 빵을 가져와 한상을 차려주신다. 라마단이라 본인들은 드시지 않으시면서 우리가 먹는걸 구경만 하신다. 여정중 먹었던 음식중  평생 잊을수 없을 식사였다.


오늘 점심은  안탈리아에서 한국 음식을 먹었다. 짜장면과 김밥을 시켰는데 짜장면은 면발이 우리가 먹는 면발이 아니라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밥은 맛있었다. 반찬으로 준 꼬치 떡볶이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한국 디저트라며 호떡을 주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호떡을 후식으로 . 기가막힌 발상이다.

저녁은 무라 슈퍼에서 쌀을 샀다. 우리가 정한 숙소에 부엌이 있다. 남편과 쌀을 사고 참치를 사서 밥을 짓고 나서 계란과 참치 그리고 점심에 김밥 먹을 때 남아서 가져온 간장을 넣고 참치 비빔밥을 했다. 너무 맛있다. 라마단 기간이라 식당에서 먹는건 쉽지 않아도 이렇게 슈퍼에서 사서 먹는 재미가 솔솔하다.


지난 여정에는 친한 목사님이 한국 음식을 가져와 라면이며 김치등 한국에서 먹는것 보다 더 잘 먹었던 기억이난다. 터키 음식이 그렇게 맛있긴해도 매일 케밥만 먹는다고 생각해보라. 맛있는 음식도 질리게 마련이다.


라마단 기간 즐기는 방법 . 역시 한식이다. ^^

바울도 가장 행복한 식사는 어려서부터 입에 익은 유대식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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