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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Mar 11. 2024

엄마의 사랑

치즈케잌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내가 만들어준 치즈 케잌을 군 친구 들과 먹고 있는데 다들 너무 맛있단다. 그래서 엄마 생각나고 너무 고마워서 전화했다고 .


유정이 군대 여장교가 다른 곳으로  옮기는데 이번주가 마지막이란다. 예전에 유정이가 만든 치즈케잌을 그렇게 맛있어했다면서 마지막으로 만들어주고 싶단다. 아침 일찍 나가는 딸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을 부모가 어디있겠냐만은 조금 귀칞은 마음도 없진 않았다. 아침부터 동네 슈퍼에 가서 치즈 사다 만드는게 그리 즐거운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딸이 원하는 일이니 마음이 동할수 밖에 ..


월요일에 돌아간 유정이가 케잌을  숨겨두었다가 오늘 짜잔 하고 아이들에게 꺼내보였나보다. 집 생각날 즈음에 먹으니 더  맛있었을거 같다.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르니 흐뭇해진다. 이런게 부모의 마음인가보다.


예전에 한 사모님이 딸이 결혼을 하고 집을 떠나니 반찬해서 가져다 준단다.  이 나이들어 마음을 다해 해줄 수 있는건 따뜻한 음식 밖에 없다고 하시던   말씀이 떠오른다. 늘 어릴때부터 자녀들이게 챙겨주던 음식 . 나도 그 나이가 되었나보다 . 이제 자신의 길을 가는 아이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 그리고 아이들이 가장 바라는게 따뜻한 마음을 담은 음식이라니.


늘 학교 수업 끝나고 전화해서 묻던 말 . 엄마 오늘 뭐 먹어요?  한주 휴가 나오면서도 첫 물음은 엄마 집에 뭐 해 놓으셨어요다. 이스라엘인들은 주식이 빵이고 밥도 알량미다보니 가장 그리운게 밥인가보다.

거기다 아무리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아이들이지만 늘 먹던 한식이 집에 올 때쯤이먼 그리워지나보다.


나도 아무리 이스라엘에서 한식을 해먹는다지만 한국 가면 꼭 먹어야지 하는 리스트를 적는다.

남편과 한국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국수라도 하나 먹으면서 느끼는 한국의 맛... 이건 거의 의무 수준이다. 꼭 먹어야해 라는 . 특히 한국에 가면 굳이 밥을 안해도 되는 자유함이 있다. 밖에서 사먹는게 더 유익하다.


정릉 부모님도 80이 다된 나이에도 오갈적마다 김치를 해주시는 정성이 눈물겹다. 늘 갈적마다 뭔가를 해주시려고 아픈 허리를 움키시며 해주시는 따뜻한 마음 .. 힘드신걸 알면서도 나도 엄마 밥이 그리워 꼭 먹으러 간다.  부모님과 가족과 가장 친근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식사시간이다.


남펀과 덩그란히 둘만 남게 된 요즘 . 아침에 서로 오늘은 무얼 먹을까 의논하기도 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르게 살던 우리가 서로  식성이 닮아가고 같은 식탁에서 함께 하는 시간들 .

그 시간들이 모여 맛깔나는 인생의 행복을 만들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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