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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현주 Jul 31. 2023

첫 캠핑, 날씨가 주는 절대적인 매력

캠핑에 다이브 하도록 만든 마성의 우중캠핑

동생네가 캠핑을 시작했다고 한다. 같이 캠핑 다니면서 애들끼리 놀게 해 주고 우리는 맛있는 거 해 먹으면서 같이 놀자고 한다. 캠핑... 말만 들어도 불편하고 힘들고 지저분하고 따분할 것 같은데...

싫다고 했다. 단호하게. 왜 싫냐기에 이래서 싫고, 저래서 싫고, 이래서 별로고, 저래서 별로라고 말했다. 동생은 따박따박 반박했다. 캠핑장 화장실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샤워실은 1인으로 쓰는 곳도 있고, 침대는 에어매트가 어쩌고.. 아 몰라~~ 싫다고~~


왜 그렇게나 캠핑을 하자고 해대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아이들끼리 만나 자연에서 노는 것. 그거 하나는 매력적으로 보이긴 했다. 동생의 첫째와 우리 아이가 3개월밖에 차이 안나는 언니동생 사이라서 더 같이 놀자고 했는지 모르겠다. (이 자리를 빌려 나의 배우자와 올케 되시는 동생의 배우자께도 감사인사를..)




암튼, 이렇게 저렇게 우리의 첫 캠핑 경험은 대단히 절충안이었다.

동생네는 캠핑사이트를 빌려서 텐트를 치고 우리와 친정부모님은 사이트에서 운영하는 펜션에서 지내는 것. 그렇게 우리의 첫 캠핑장 구경이 성사되었다. 세 가족이 각각의 집에서 출발하다 보니 동생네와 엄마아빠는 먼저 도착해서 텐트를 치고 있었고, 우리는 뒤늦게 도착해 보니 이미 사이트구축과 어느 정도의 먹을거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어쩌면 이게 함정이 아니었나 싶은데, 텐트 칠 때의 어려움을 보지 못했다. 물론 동생에 텐트가 에어텐트라서 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고 하긴 하는데, 어쨌든 피칭의 과정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뭔가 '생각보다 쉽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날 낮에 맛있게 고기를 구워 먹고, 아이들은 서로 손잡고 돌도 만지고 풀도 뜯었고.. 밤에는 장작불을 피워 타탁 타닥 소리를 들으며 불멍?을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서 저녁에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부랴부랴 텐트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두둥...!


텐트 안에서 듣는 빗소리... 투둑투둑투둑..

타탁에 이어 투둑이 라니... 빗소리와 함께하는 아늑한 텐트 안에서의 시간은 더없이 낭만적이었다. 스피커로 잔잔하게 음악도 틀고 술 한잔 기울이다 보니 세상 모든 근심걱정이 잠시나마 뇌를 떠나는 느낌이었다. 신세계였다. 그렇게.. 우리는 집에 오는 길에 텐트를 샀다.


비록, 그 비를 시작으로 밤새 비가 내렸고 철수할 때 텐트가 젖어 엄청 고생을 했고 비를 맞으며 짐을 챙기고 차에 실어 나르는 과정들을 남편들(내 남편과 동생과 아빠)이 하느라 힘들어했지만 그래도 그 강력한 매력에 한 번에 매혹되고 말았다.


누가 캠핑을 왜 시작했냐고 물으면, "우중캠핑이 너무 좋아서요"라고 대답하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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