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냉장고를 매일 청소할 수 있어?

냉장고 (하)

by 아이스블루



먼저 구입한 거 다 먹고 채워 넣기


오늘의 돌려 막기 메뉴는 김치볶음밥이다.

냉장고에 남아있는 양파와 김치, 햄, 치즈를 조합하면 레시피 하나가

뚝! 떨어진다.

이것으로 오늘도 마트에 가지 않고 끼니를 해결했다.


먹기 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먹는 건지 따져 보기도 하고,

가뜩이나 사는 것도 힘든데 소중한 한 끼식사를 '때운다'라고 하찮게

취급해 버리는 것이 싫어서 멋진 식단을 고집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새털처럼 가볍게

문제가 흘러가 버리기도 한다.

나와 가족은 분명히 소중한 존재이지만 매 끼니를 특별한 음식으로

신경 써가며 먹는다고 생각하면 몸도 마음도 무거워진다.

솔직히 대부분은 살기 위해 먹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 한 번씩 공들여서 제대로 차려진 식사가 필요한 것이 아닐는지.



어쩌다 맞이하는 진수성찬을
마음껏 즐기기 위해서
더 많은 날들은 소박 하게 먹고산다




식구가 적고 집에서 식사를 자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냉장고 안에 빈틈없이 쌓아놓은

음식과 식재료들은 슬프게도 음식물 쓰레기가 될 확률이 높다.

집 밥을 많이 먹는다고 해도 너무 오래전에 만들어놓은 반찬들은 별 매력이 없다.

냉장고에 많이 쟁여둬 봤자 다 먹기도 전에 싫증이 나서 다른 먹거리를 사게 되니

차라리 조금씩 사서 다 먹고 또 다른 재료를 새로 사는 것이 어떨까?

우리 집에 성능 좋은 냉장고가 있다고 방심하지 말자.

너무 오래 보관하게 되면 냉동실에서도 음식이 상할 수 있다는 사실,

겨울왕국은 영원하지 않는다.




출처- unsplash




'선입선출'

집에서도 사업장처럼 재고 파악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는

이미 있는 물건을 모르고 또 사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이다.

유통기한이 중요한 식재료는 물론, 다른 생필품도 먼저 구매한 것을 모두 쓰고

다시 채워 넣는 것이 좋다.

사야 하는 식재료를 그때그때 메모해서 냉장고에 붙여놓고 마트 갈 때는

필요한 것만 구입하는 습관을 들이는 중인데

과도한 쇼핑을 피할 수 있고 쇼핑시간도 줄일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은 방법이 되고 있다.




그때 생각해도 되잖아~ 냉장고가 비워질 때...


냉장고 안은 이미 수많은 식재료들로 가득 차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의 몸은 신선한 재료로 바로 만든 음식을 더 좋아한다.

만약 식사 때마다 요리할 수 없어 필요할 때 꺼내서 간편하게 먹을 생각으로

음식을 미리 해놓는 것이라면 있는 것을 모두 먹고 빈자리가 보일 때쯤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어 놔도 늦지 않는다.

집 밖에만 나가면 반찬거리 구입할 수 있는 마트는 어디에나 있고,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요즘 같은 세상에 미리 대량의 식재료를 사서

묵혀둘 필요는 없어 보인다.


비어 가는 냉장고가 단순히 집주인이 게으르고 가족의 먹거리에

무관심하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이 집의 가족들은 똑- 부러지게 냉장고 관리를 잘하는

'우리 집 일류 셰프' 덕분에 매끼마다 신선한 음식으로 호사를 누리는 중일 수도 있다.

내키는 대로 바로 끓인 투박한 된장찌개나, 남은 애호박을 활용하느라

멸치육수를 우려내어 뚝딱 만들어낸 잔치국수도

빛나는 식탁을 만드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작은 냉장고여서 좋다


아직도 빼곡하게 얼려놓은 냉동음식과 정체 모를 검은 봉지들이

언제라도 우리의 먹거리가 되어 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가?

우리에게는 30분 이내에 훌륭한 밥상을 차려내야 할 만큼의 비상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

냉장고가 비어있다고 해서 곤란해지는 상황도 없고 말이다.


산책도 할 겸 슬슬 나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동네 마트로 나가는 동안 좀 전에 생각해 두었던 저녁 메뉴가

살짝 바뀌는 수도 있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먹고 싶다고 하면


“ 그래, 까짓것 따라가 주니까 자기가 먹고 싶은 걸로 해줄게~”


이 정도의 특권은 누리게 해 줘야 나만의 외로운 장 보기를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계획에 없던 식재료 쇼핑이 더 흥미로울 때도 있다.


텅 비어 가는 우리 집 냉장고에 대한 변명이 길었는데

부디 가족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라면 좋겠다.

우리는 매일 함께 밥을 먹는 식구니까~


최신상 4 도어 냉장고를 보고는 심드렁하면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여유로운 냉장고,

청소가 더 이상 큰일이 되지 않는 가뿐한 냉장고가

내 것이라서 더 든든한 건 왜일까?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