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
이미 왔다 간 거 아니었나?
아니, 이제 온 거잖아.
주변 지인들도 다 걸리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지난 3년 동안 신기하게 잘 피해 다녔는데 뒤늦게 나에게도 닥친 코로나!
그동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은 무증상으로 얌전히 왔다 간 것이 아니라 정말 안 왔던 것이고, 증상은 빠짐없이 골고루 나타났다. 쿨럭!
그것은 한 번에 떼로 왔고 남편에 아들까지 , 딸아이만 빼고 셋이 걸리고 말았다.
격리를 한방에 해치우게 됐으니 차라리 잘됐다고 해야 하나?
사회적 격리 속에서도 집안에서만은 “자유로운 격리”에 들어갈 수 있었던 희망이 유일한 딸아이의 음성판정으로 산산이 부서지고, 결국 딸아이를 격리시키고 식사 도 따로 준비하는 등 이중의 노력이 필요하게 됐다.
처음 이틀 심한 몸살을 앓은 것을 빼면 나보다 심한 증세로 고생하는 남편과 멀쩡한(?) 딸을 사수하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린 덕분인지 난 비교적 가벼운 증세를 거쳐 격리해제를 맞이하게 됐다.
격리가 끝나고 집안의 모든 이불을 벗겨내어 남편과 세탁방으로 가서 이불빨래를 해오고, 뽀송뽀송하게 말린 이불이 정리되듯 우리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찐 집순이라 외출금지에 대한 불편은 없었지만 강제하는 것은 어쩐지 서글픈 기분마저 든다.
안 나가는 것과 못 나가는 것의 차이가 이거였어.
다시 출근을 하고 살림을 살고 가족들을 챙긴다.
끝이 난 줄만 알았는데 격리해제 이틀 후부터 스멀스멀 몸살기가 돌더니 어지럼증에 설사까지..
아직 해결이 안 된듯한 몸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게 후유증이라며~?
제자리로 가기 위해 강하게 맞설 수 있었지만 역시 만만한 녀석은 아니었나 보다.
난 코로나 후유증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