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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움 Oct 12. 2024

30만원이 준 교훈

두달간의 마음고생


30만 원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누군가는 하룻밤 술값에도 미치지 못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한 달 용돈일 수도~



두 달 동안 나에게 30만 원이 주는 의미는 특별했다.


인스타에서 본 광고 하나로 내 이야기는 시작된다.





광고모델, 연기자 구인광고였는데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분야였다.


낯선 경험 즐기기는 글을 쓰면서부터 시작했다.


물론 외모는 내세울 정도가  못 되지만 오디션 정도는 문제 없을거라  여겼다.


스케줄을 잡은 뒤부터 확인 전화가  비정상적으로  자주 오는 게 조금 이상하긴 했다. 











뭔가 영업 냄새가 …



약속 시간에 가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10명 남짓 모여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도 있었다.










진행과정을 설명해 주고 한 사람씩 호명하더니  그 자리에서 한 바퀴 돌아보게 하였다.


뒤태까지 살피더니 나에게는 키가 안되니까!!  모델은 어렵겠단다. ㅠ  콕 집어서 확인시켜주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다구요 ....


 대본 한장을 던져주며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해보란다.











대본 내용은 남편이 바람피운 상황에 아내가 말하는 세 줄 정도 대사였다. 


연습은 10분 정도…


당연히 그냥 읽다시피 한 후 질문을 받았다. 


어떤 동기로 응시를 했냐는 질문에 내게 맞는 일을 찾는 과정이라 대답했다.












경험이나 쌓자고 시작한 일이 순식간에  꿈으로 변해버렸다.


어쩌자고 나오는대로 지껄였는지....


분위기상 어쩔 수 없었다. ㅠ



오디션 과정 중에 직업 모델과 함께하는 워킹 연습도 있었다. 


큰 키에 늘씬한 그녀는 누가 봐도  모델이었다.


당연히 워킹도 자신감 있고 멋있었다.


그녀의 지도에 따라 워킹도 배우고 음악에 맞춰 한명씩 워킹도 했었다.


꽤 진지한 분위기였고 나도 모르게 그 순간은 모델이 된듯한 기분도 들었다. 언감생신...

 30분가량 진행된 수업은 설레고 긴장되었지만 재미있었다.


하지만 일 년 과정에 450만 원의 비용이 든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그것도 오디션에 합격한 사람들만 배울 수 있는 과정이라 했다.











왠지  연락 안 온다 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날 밤 오디션 합격이라는 문자가 오고 상담 스케줄을 잡자는 연락이 왔다. 


잠시 갈등하다가 상담 때 자세히 물어보자며 덜컥 약속을 잡았다. 



그러나


상담 시간 내내 이성은 작동하지 않았고 꿈값이라는 당치도 않는 결정을 내리고


나도 모르게 카드로 30만 원을 결제했다.


만약 한도 충분한 카드였다면 일시불로 홀라당 처리했을 것이다.


여우에 홀린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로소 정신이 들면서 한 두 가지 의문점이 생겼고, 밤새 고민 끝에 계약 철회를 통보했다.


어리석게도 당연히 환불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계약서를 들이대며 환불이 안된다는 말만 돌아왔다. 


결국 그들은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몰아갔다. 


한 시간이 넘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억울해하며 따지는 내가 귀찮았던지 두 가지 예외사항을 제시했다. 


직장문제로 이사를 하거나 병으로 진단서를 끊어오면 한 달 후에? 환불을 해주겠단다. 


아마도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거란 계산이었으리라.



그러나 천만 다행히? 두 차례 수술받은 내역이 있어 메일을 보내고 한 달을 기다렸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문자를 보내도 묵묵부답이었다. 


하는 수없이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고 상담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알렸더니 잠시 후에 전화가 왔었다. 


서류를 지금에야 확인했고 추석 이후에 처리하겠다고 .. 


물론 그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후에 두 차례 다시 약속을 했지만  급기야 전화도 문자도 받지 않았다.


 

한편으론 그까짓 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이 너덜 해져서 포기할까 하다가 거짓말의 끝을 보여줘야겠다는 자존심만 남았다. 


소비자보호센터랑 내용증명까지 떠올렸다.


대표전화에도 연락이 없어서  ‘오늘도 약속을 지키지 않으셨군요..' 물음표를 보낸 후 금요일에 방문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 마음은 진심이었다. 그들이  일을 처리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랬더니 다음날 계좌에 30만 원이 환불되었다.


두 달 넘게 끌어오던 일이라  후련한 마음도 들었고  복잡했던 일들이 몇 가지로  정리되었다.








어떤 계약서와 결제도 신중하게 생각해 보고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무조건 결정을 미루고 시간을 가질 것.


호기심으로 시작한 일이라도 내 꿈과 관련 있는지 따져보고 도전할 것.


시간을 내어주는 일은 생명을 내어주는 일임을 항상 기억할 것.







그들의 영업방식을 탓하고자 쓴 글은 아니다. 


그렇지만  무조건  사람을 끌어들여서 실적만 올릴려고 하지말고  진심으로 돈과 시간을 갈아 넣을 인재를  키워가길 바란다.


단타성 사기로 이어갈것이 아니라면 영업 멘트로 날리는 신뢰성에 더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두 달정도  모른 척 하면  포기할 줄 알았겠지만 작정하면 끝을 보고자 하는 이는 나 말고도 있을테고, 이미지로 먹고사는 사업인데 이런식의 운영은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







살면서 내게 오는  경험들은  어떤 것이든  의미가 있다.


어리석은 선택으로 두 달간 마음고생했지만 이 역시 글감이 되고 내 허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남은 인생은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마음을 쏟으며  성장해가는 기쁨을 누릴 것이다. 


오늘도 한걸음 다가서는 하루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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