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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움 Nov 10. 2024

휴일을 지나는 중입니다

집안일을 하면서 든 생각


간밤에 때 아닌 모기에 쫓겨서 한밤중에 거실로 나왔다.


설핏 잠들었는데 선잠에 깬 터라 다시 잠들기가 어려워 뒤척였다.


모로 누워도 바로 누워도 불편한 밤이었다.


그렇게 뒤척이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눈을 뜨니 7시가 넘었다.  




누워서 무심코 냉장고 쪽을 바라보니 아래 틈 사이로 거미줄이...  


요즘 집안일에 소홀했다는 생각에 뜨끔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휴지랑 배트민트 채를 들고 그곳을 향했다.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휴지를 끼워 넣고 배드민트 채를 넣어 먼지를 닦았다.








남편이 안방에서 나오며 잘 잤냐는 물음에 모기의 만행?을 일러바쳤다.


그러는 사이 벽에 붙은 모기발견! 손으로 내리치니 피가 나왔다. 밤새 얼굴을 물더니 내 피였다. 앜


두 번째로 고개를 돌렸는데 어항 모서리에 아슬하게 붙어있는 모기 한 마리가 보였다. 남편을 불러 손짓으로 가리키니 모기채를 가져와서 또 잡았는데 역시 피가 나왔다. 도대체 난 밤새  몇 마리한테 헌혈?을 한걸까 ..ㅠ


심지어 방마다  문 앞에 설치한 방충망은  무슨 소용이 있는지...


요즘 모기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등뒤에 딱 붙었다가 우리랑 함께 집안으로 들어오는 듯했다.


입동도 지났는데 모기가 극성이다.






남편과 아침밥을 먹고 아들은 바나나에 우유를 갈아서 건네줬다.


남편은 골프 연습장에 아들은 도서관으로 떠난 뒤 냉장고 청소는 시작되었다.


싱크대 주변에 남편이 설치해 둔 그릇 받침대도 분리해서 기름때를 지웠다.


물이 닿는 개수대 실리콘은 곰팡이가 피어있었다. ㅠ  


빨래까지 늘고 나니 오전이 다 지났다.


삶은 집안일과 같다.


방치하면 거미줄이 쳐지고 곰팡이가 피고 냉장고에 음식이 상해가듯이


 마음을 내고 시간을 들여서  가꾸어가야 하는 것이다.





 남편이 돌아와서 쓰레기를 버린다고 분주해 질 무렵 침대로 돌아와서 누웠다.


간밤에 설친 잠 탓도 있지만 반나절을 서서 종종거렸더니 너무 피곤했다.


 잠시 누웠는데  깜박 잠이 들었나 보다.


남편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점심밥을 먹으란다.


밖에 나가보니 밥을 데우고 있었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둔 상태였다.


어제 미리 양념해 둔 오리 주물럭을 꺼내서 볶았다.


양배추쌈과 배추, 깻잎을 곁들여서 식사를 했다. 남편이 설거지를 시작한다. 땡큐!








책상에 앉았더니 오후 3시!


이제부터 나만의 시간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일이다.


휴일이 빠르게 지나는 듯 느껴져 아쉽지만 '평일도 인생이니까 ' 하며 나를 달랜다.


 


요즘 내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휴일뿐 아니라 평일까지도..


11월도 3분의 1이 지나고 있다.


연말이 가까워지고 있어 가끔씩 올 한 해를 돌아본다.


아프고 힘든 시간도 과거로 남겨지고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 역시도 마찬가지다.


다만 잘하고 싶어서 집중했던 일들은 차곡차곡 쌓여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발견은 든든함이다.


오늘처럼 집안일에 빈틈이 보여도  다시 마음을 낼 수 있고 도와주는 남편이 있어 어려움 없이 채워갈 수 있다.


오늘이 휴일이라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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