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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호 Nov 17. 2022

아포리즘 8

2022.10.2~2022.11.13

액팅 아웃, 차마 소화하지 못한 기억을 부지불식간에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하는 것. 일종의 무의식적 화풀이.(2022.10.2)


진정한 이성의 공적 사용은 특정 정체성, 국가 따위一사적인 것들一가 아닌 인민 일반으로부터 사고하는 것이다.(2022.10.3)


비평가들은 그들이 보기에 "참신한 것"을 찾는데, 사실 참신한 것은 그들을 압도하고 불안케 하는 것 아닌가.(2022.10.5)


거짓을 거짓으로, 가스라이팅을 가스라이팅으로 덮는 걸 저지하려면 잘못의 인정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이 필요하다.(2022.10.6)


진솔한 사람이 우리에 대해 하는 말은 그렇지 못한 사람이 우리에 대해 하는 말들을 거를 때의 참조점이 된다.(2022.10.7)


남의 결점에 매달리는 사람은 남들도 자신과 같다고 간주하며 진솔하지 못하고 결점의 인정이나 사과를 외면한다.(2022.10.8)


놀부에게는 놀부 심보와 그 심술一우리네 전통의 샤덴프로이데와 가스라이팅一이 그 자체로는 부끄러운 게 아니다.(2022.10.9)


표절만이 아니라 남의 탁견을 이미 세간에 많이 운위된 얘기인 것처럼 격하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기만적이다.(2022.10.10)


환상이 현실 경험들을 이러저러하게 구성해버린다는 점에 이데올로기 비판의 필연성이 있을 것이다.(2022.10.11)


남을 기만하고 이용하는 게 훌륭한 처세술인 양 생각하게 놔두지 않는 것, 응징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2022.10.13)


한국이 제국주의 피해국이었다는 사실은 오늘날 한국인들의 외국인 혐오 발언에 대한 알리바이로 기능하는 듯하다.(2022.10.17)


한때 어떤 이가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현재 그의 또 다른 가해를 정당화하지 못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2022.10.17)


호의가 권리인 줄 아는 것뿐 아니라 호의를 구실로 남의 행위와 그 책임의 영역을 침탈하는 것도 월권이다.(2022.10.22)


세속적 권력뿐 아니라 상징적 권위, 상징 자본에조차 굴종치 않는 사람은 과연 드물다.(2022.10.27)


언제나 이미 우린 타자의 죽음과 더불어 살아남은 자들이다. 애도는 따라서 우리 실존의 조건에 속한다.(2022.10.31)


국가 시스템의 결함과 마찬가지로 그것과 맞물린 군중의 책임 방기, 그 생각 없음 또한 너무도 무서운 것이다.(2022.11.1)


오늘날 젠더·인종·민족 적대는 국제적 분업에 따라붙는 보편적 계급 갈등의 적대를 은폐하는 데 이용된다.(2022.11.6)


오늘날 테크놀로지는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 좀비 내지 구천을 떠도는 유령을 예사로운 것으로 만든다.(2022.11.7)


바깥에 드러나는 행위에 진실과 그 책임이 있다. 사후에 내면에 쓰인 이야기는 자신에게마저 기만적일 수 있다.(2022.11.8)


남에게 잘못을 뒤집어 씌우는 게 익숙한 자들의 해석학: 최대한 악의적으로 해석하기, 가능한 한 오해하기.(2022.11.10)


행복이 인생의 목적으로 설정되기 전에 윤리적 명령이 있다. 윤리적이지 않으면 적어도 행복할 자격을 상실한다.(2022.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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