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검프>
영화의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는 몸이 불편하고 지능 또한 낮은 아이로 나옵니다. 아버지가 없는 편모가정에서 자라고, 학교에서는 못된 남자 아이들의 괴롭힘까지 당합니다. 하지만 포레스트 검프에게도 귀중한 자산이 있습니다. 바로 안정적인 애착을 제공해주는 그의 어머니입니다.
포레스트의 어머니는 똑똑하고 강인한 여성입니다. 싱글맘으로 정신지체 아들을 키우는 것은 쉽지 않았을테지만, 그녀는 자신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집에서 하숙을 운영하며 생활비를 벌었습니다. 아들이 위축되지 않고 당당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주었습니다. 포레스트에게 엄마는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안정적인 대상이었습니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거야.
포레스트, 네가 무엇을 집을지는 결코 알 수가 없는 거지.
초콜릿 상자 안에는 다양한 맛의 초콜릿들이 들어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초코릿 상자에서 새로운 초콜릿을 하나씩 꺼내어 먹을 겁니다. 어느 날은 쓰디쓴 100% 카카오를 집을 것이고, 어느 날은, 대용유지로만 만들어진 느끼한 가짜 초콜릿을 집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아서 어떤 초콜릿을 집을지 알 수 없습니다. 좋은 날이 있고, 안 좋은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운명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한다는 것. 그 것이 포레스트 검프가 어머니에게 받았던 귀한 유산이자 가르침입니다.
포레스트 검프가 살아가는 힘 중 하나는 바로 제니입니다. 제니는 5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알콜중독자에 자신의 딸을 성폭행하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어린 제니는 포레스트와 함께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를 했습니다. 새가 되어 멀리 떠나게 해달라고 말이죠.
하나님은 제니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지만, 제니는 성인이 되어서도 새가 되어 멀리 떠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습니다. 학업을 마치지 못한 제니는 스트립바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히피족이 되어 마약에 빠지며 전국을 정처없이 떠도는 삶을 살았습니다. 포레스트는 만날 때마다 제니를 붙잡았지만, 제니는 언제나 새가 되어 멀리 떠나버렸습니다. 아무리 멀리 떠나도 그녀가 다다른 곳은 자신의 아버지와 비슷한 남성들이었습니다. 폭력적이고, 학대적이고, 어딘가에 중독되어있는 위험한 남성들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학대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학대가 이루어졌던 곳에서 멀리 떠나야한다고 프로그래밍이 되어버린 제니였기에, 알라바마 주에서 묵묵히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포레스트에게 정착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웠을 것입니다.
제니가 죽고, 포레스트는 제니 아버지의 집을 불도저로 밀어버렸습니다. 제니의 아픔과 트라우마, 상처가 불도저로 밀어버린 집처럼 말끔하게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회피형과 불안형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혼란형 애착 유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포레스트 검프 영화를 다시 보는 내내 제니를 엄청 욕하기는 했지만 그녀가 어떤 절박한 마음으로 포레스트를 자꾸만 떠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떠날 수 밖에 없었고 헤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존재인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았기에, 누군가와 가까운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도망가봤자 결국 학대자 부모와 같은 사람과 엮일 뿐입니다.
제니는 극중 37세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불과 죽기 직전, 포레스트와 아들이 함께 사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안정적인 삶을 경험하였습니다. 불안정 애착 유형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안정적이고 불안하지 않은 삶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시작은 트라우마가 있었던 고향으로 돌아가 상처를 직면하고 불안한 내면을 불도저로 밀어버리는 것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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