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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Jun 22. 2024

부모의 마음

개어미

토토의 리즈는 어떤 강아지보다 더 예뻤다.

팔불출인 나는 가끔 토토를 보면서

대체 넌 어떻게 이렇게 예쁘냐며,  누가 널 이렇게 낳아준 거냐고 감탄하기도 했다.


오밀조밀한 눈코입, 통통한 몸통, 숏 다리, 너무 짧게 잘린 꼬리, 작디작지만 고르게 난 이빨, 며느리발톱까지

안 예쁜 구석이 없던 녀석이다.


갸우뚱

노견이 된 네가

소화가 잘 안 되어서 침을 흘릴 때도,

호흡이 거칠어질 때도,

먹은 걸 다 토해낼 때도,

진녹색의 똥을 싸놔도,

나는 네가 사랑스러웠다.

물론 마음은 너무 아팠지만.


너는 그냥 너 자체로 완벽했다.

그냥 너라서 사랑스러웠다.

너는 나에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녀석인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라면 너는 15년 동안 나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오직 너였어.


심장약을 억지로 먹였더니 화를 내던 김토토



누가 이런 시각으로 나를 바라볼까?

그건 바로 부모님이었다.


종을 넘어

너는 개새끼 아니고

내 새끼였다.


나는 오늘은 울지 않았다, 토토야.

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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