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

끄적거리기

by 당이

망할 놈의 마음의 준비란 건 사실 없는 듯하다.

토토 녀석이 3주 넘게 곡기를 끊고 휘청거리며

수액으로 연명을 했어도 당. 연. 히. 털고 일어날 거라 생각했다.


아픈 토토를 병원으로 들고뛰기를 수십 번 했었지만

토토가 정말 떠나버린 건 내게 마른하늘의 날벼락이었다. 사망 당일에도 나는 정말로 토토가 가버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날을 수백 번 복기하며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하며

끊임없이 후회와 자책을 되풀이 중이다.


오늘 아침엔 느지막이 일어나 거실에 나와보니

늘 세녀석이 누워있던 자리에 별이와 알리만 누워있길래 코끝이 시큰했다.

토토 유골함을 들고 나와 가운데 뙇 놓으니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


그러다 별이가 유골함에 관심을 보이며 킁킁대기 시작했다. 꽤 오래 킁킁댔는데 별이는 진상이니까

혹시나 토토 유골이 든 봉지를 다 뜯어버릴까 봐

토토를 소파 위에 올려두었다.


'토토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생각하는데 내 목에서 뭔가 찰랑. 아! 너 여기 있구나.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는 거였어!

토토가 떠나던 날, 녀석의 털을 조금 잘라 만든 목걸이인데 가끔은 저 털 속에 토토 얼굴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토토를 잃던 날, 토토의 색을 닮은 가을가을한 느낌의 세련된 목걸이를 가지게 됐다. 반클리프 목걸이가 하나도 부럽지가 않다 나는. 내가 지금 목에 걸고 있는 게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소중한 목걸이니까.


펫로스 증후군 중증도를 검사해 봤는데

생각보다 나는 심각하지 않았다. 35점 이상부터 심각해지기 시작한다는데 나는 30점이었다. Not bad.

아무래도 생각나는 대로 이곳에 글을 끄적이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듯하다. 나의 대나무 숲.


나는 아마도 나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을 아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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