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운트레이크 Aug 29. 2023

100년 아파트의 가치를 꿈꾸다

재테크를 극복할 집

우리나라 아파트는 '벽식구조' 아파트가 대부분이라 30년이 넘으면 부수고 새로 지어야 쾌적한 주거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콘크리트 강도는 100년 이상 튼튼해도 세대 내 매립 배관이 낡고 부식되면 교체가 필요하다. 현재의 벽식구조에서는 단순 교체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생애주기에 따른 내부 공간구조 변화가 어렵다. 방 개수와 거실 구조 등을 바꾸고 싶어도 주어진 칸막이에 막혀 구조를 변경하기 어렵다. 그래서 원하는 집을 다시 얻으려면 이사를 가거나 기다렸다가 전면 철거해야 한다.


예전엔 대지지분이 많은 오래된 저층 아파트가 재건축을 추진하면 사업성이 좋아 쉽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현재 구축 아파트의 주류인 입주 20년 미만 고층 아파트들은 특정한 입지를 제외하고는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사업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앞으로 수도권에 3기 신도시까지 쏟아질 예정이다. 아파트 투자로 돈을 벌려면 소위 '새 아파트 갈아타기'를 잘해야 한다. 신축 분양을 받든,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단지를 선점하든, 전쟁하듯 새 아파트로 때마다 지역마다 잘 옮겨타야 한다.


고단한 여정이다. 이런 재테크에 지치기도 하고 중간에 실수를 하면 큰돈이 묶이기도 하니 항상 긴장감도 따른다. 이런 갈아타기에 자유로울 수 없을까.


일정 시점이 되면 자산 가치가 확실한 곳, 한 곳에서 오래 살고 싶다. 앞으로 재건축이란 사이클이 어려워지면 어떤 아파트가 가치를 더 인정받게 될까.


'30년마다 재건축하는 시스템은 언제까지 작동할까?'


최근 아파트 건축방식에 대한 논란이 많았는데 삼성물산이 '래미안 더 넥스트'를 발표했다. 기둥과 보를 이용한 '라멘구조'를 만들어 배관 교체를 쉽게 하고 공간 활용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30년 후 재건축 필요 없이 100년 이상 가는 아파트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게 처음 듣는 뉴스는 아니다. 몇 년 전 e편한세상 브랜드를 쓰는 DL이앤씨에서도 비슷한 개념의 '디 하우스', 'C2 하우스' 콘셉트를 발표한 적이 있고 이미 분양도 여러 번 했다. 각 건설사마다 나름의 방향성을 이미 갖고 있다.


'그럼 100년 아파트는 돈이 될까..'




주상복합이 아닌 일반 아파트 중에서 100년 아파트를 지향하며 지은 '철골구조' 아파트가 이미 몇 군데 있다. 철골구조는 벽식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세대 내부 벽을 헐고 리모델링이 자유롭다.


그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용인의 '동아 솔레시티' 아파트다. 2003년 입주한 대형 평형 중심의 1,701세대 대단지다. 보정역 도보 5분 거리에 골프장 뷰도 갖춘 곳이다.


최근 실거래 가격을 보면 50평(전용 133 제곱)이 8억 대다. 21년 최고가는 10억 9천만 원까지 찍었고 20년 7월에는 7억 대였다. 그런데 이 가격은 비슷한 입지의 인근 죽현마을 동원로열듀크(2006년 입주, 706세대) 일반구조 33평(전용 84 제곱) 가격과 엇비슷하다. 


'아직은 철골 구조라 해서 더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는 않다..'


지금의 아파트 거래란 몇 년 살다가 투자 목적이나 다른 이유로 팔고 이사하는 것이 보편적인 모습이다. 한 아파트에서 수리하고 '손때' 묻히며 오래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 언제쯤 오려나?


물론 이런 게 '자산 가치'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나 자신도 투자를 생각하면 새 아파트가 우선이다. 하지만 투자 관점을 떠나 내가 사는 집은 단독주택같이 오래 '정' 붙이며 수리하고 고쳐사는 그런 아파트에 살고 싶다.


'그런 로망을 언제쯤 실현해 볼까.'


대신 오랜 시간을 견뎌내려면 입지의 가치가 그만큼 월등해야 가능하다. 그 지역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입지여야 한다. 그래야 새 아파트 부러워하지 않고, 시세 등락 그만 보고.. 열심히 수리하며 살아가고 또 물려줄 테니까.


모든 투자 시장의 거품은 욕망이 앞서는 단기 투자자들에 의해 커진다고 한다. 100년 아파트에서는 조급증에서 조금은 해방되고 심호흡도 천천히 할 수 있지 않을까. 분명 투자 시간을 보는 관점이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아파트 시세 등락만을 검색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남들과 다른 게임을 해야 하는데..'






매거진의 이전글 부동산 투자와 마시멜로 효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