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간밤에 꿈을 꾸었다
부서진 이빨들을 뱉어냈다
이빨은 쉽게도 부러지고 부서졌고
자갈처럼 입 안을 굴러다녔다
입 안에 이빨은 하나도 남지 않고
나는 떠나간 당신들을 떠올렸다
하나씩 떠나간 마음
그리고 남은 한 사람
이빨이 하나씩 돋는 딸을
걸음마 하는 딸을 볼 새도 없이
떠나가는 아들을
떠나가는 남편을
떠나가는 행복을 놓쳤던 그 사람
의자에 앉아
지는 노을을 보느라
멀어지는 자기 얼굴을 보느라
남겨놓을 딸은 바라보지 못한 사람
기억이 하나하나 빠져나간다
마음이 비어버렸다
아직 있지만 없는 사람
이빨은 이제 부러지고 부서진다
모래알 같은 이빨을 게워낸다
어제는 내 이빨이 모두 부서지는 꿈을 꾸었다
내 이빨이 하나씩 돋는 것을 몰랐던 당신은
그 이빨들이 다 부서져 사라지는 것도 모른다
이빨이 하나도 남지 않은 당신
마음에 하나도 남지 않은 당신
간밤에 나는 떠나가는 당신의 꿈을 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