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합사를 위해 준비한 기본적이고 개인적인 꿀팁
눈에 넣어도 안아픈 우리 고양이들을 처음 합사할때 막막했던 것이 생각나 합사 성공일지를 써보려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저도 다른 집사님들의 경험에서 도움을 받았듯, 많은 집사님들께 도움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참고로 저는 두 분의 주인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 모든 조건은 냥바냥을 전제로 합니다.
1. 성별
성별 상관없이 잘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마는, 성별은 합사할때 중요한 사항으로 꼽힙니다.
여+여 합사가 가장 난이도가 쉽고, 여+남 혹은 남+여 합사가 그 다음입니다.
수컷고양이는 영역을 보다 중요시 여겨 남+남 합사가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것은 냥바냥입니다.
암컷고양이라도 자기 영역, 물건, 집사에 대한 독점욕이 클 수 있고, 수컷고양이라도 다른 고양이에게 인자한 성격일수 있으니까요. 저희집 고양님들도 여자+여자기는 하지만, 사실 저는 어차피 중성화수술을 진행할테니 성별보다는 성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첫째는 좀 점잖고 예민하고 똑똑하지만 그만큼 외로움을 타는 성격이고, 둘째는 약간 멍청하고 깨발랄하고 천진난만 덤벙대고 금방 잊어버리는 스타일이예요. 개인적으로 둘의 성격 궁합 찰떡이라고 생각..ㅎ.ㅎ
2. 나이
보통 둘째는 첫째보다 어린 고양이를 들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첫째가 서열 잡기에도 편하고, 아직 어린 고양이에겐 비교적 경계심이 덜하니까요. 아기고양이는 어디서든 적응을 쉽고 빠르게 하기도 하고요.
성묘+자묘의 합사는 성묘만 아깽이를 인정해준다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쉬운 편입니다.
어렵긴 하지만 성묘+성묘 합사에도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성격으로 자라날지 알 수 없는 아깽이에 비해 성묘둘째는 성격이 완전히 형성된 채라 집사도, 첫째냥이도 둘째의 성격을 파악하기 쉬워요.
애교가 많은지 경계심이 강한지, 다른 고양이를 좋아하는지 사람을 좋아하는지 등등…
그에 따라 맞추거나 미리 배려할수도 있습니다.
아기고양이보다 비교적 건강하다는 점도 빼놓을수 없겠죠?
여러 균에 노출되고 그만큼 항체를 형성하며, 산전수전 다 겪고 살아남았을테니까요.
호기심이 강해 집안 때려부수는 캣초딩 시절을 지나 제법 점잖다는 점도 좋습니다.
캣초딩의 폭발하는 에너지를 첫째가 감당할 수 있을지도 크게 고민해볼 점이지요.
아깽이 때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지, 캣초딩때 얼마나 집안살림이 남아나질 않는지.... 아시는분은 아시겠지요....^^
그래서 나이차이가 2-3살이상 나지 않는지도 중요한 사항이라고 합니다.
꼭 둘째를 아기고양이로만 찾지 마시고, 선택의 범위를 다양하게 넓혀 더 많은 고양이들에게 기회를 주는것도 추천해요!
3. 건강검진, 격리
어떤 균을 보균중일지 알수 없는 고양이를 들이는건 그만큼 위험을 동반하는 일이겠죠?
아무리 입양/임보처에서 건강검진을 했다고 해도, 집에 들이기 전 다시 한 번 꼭 건강검진 하는걸 추천드려요. 집에 온 후에도 최소 2주의 격리는 필수입니다. 보통 2주 후에는 웬만한 질병의 잠복기가 끝나는 걸로 보니까요. 또 육체적인 건강 뿐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도 최소 2주 격리는 중요해요.
격리실에 따로 넣어두고 서로의 존재를 알아가게 하며 친해지는 과정은 합사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거든요.
4. 집사의 선호도
집사도 사람인지라 원하는 코트, 성별, 색상, 품종이 있을테지만 사실 전혀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집사의 본분을 다해 본인의 선호도보다는 첫째 주인님과 잘 맞는 성격일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합니다.
1. 우리 집 고양이 스타일을 알자.
고양이가 외동묘 스타일인지, 아니면 다묘가족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성격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사를 대하는 성격과 다른 고양이를 대하는 성격은 천차만별 일 수 있음을 기억하셔야해요.
집사와는 이미 라포관계가 잘 형성되어 보호자, 엄마고양이, 집사로 생각하는 반면, 갑자기 나타난 다른 고양이는 나의 영역과 집사, 먹이를 빼앗으러 온 침입자일테니까요.
저는 첫째의 성격을 알기 위해 포인핸드 어플을 통해 아기고양이를 임시보호 했습니다.
* 잠시 임시보호하게 된 이야기를 하자면,
둘째를 들여야할까 생각한 이후로는 포인핸드, 네이버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다양한 유기/구조묘를 홍보하는 인스타그램 계정들을 매일 들여다보며 고민했어요. (펫샵 이용은 지양해야하는거 아시죠~?)
덜컥 둘째를 입양할 용기는 없었기에 물론 임시보호, 단기탁묘 위주로 알아보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포인핸드에 한 동물병원에서 치즈 아깽이 공고가 올라온걸 봤는데,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하여 자꾸 눈에 밟히더라구요…
수많은 고민 끝에 일단 보러가도 되는지 전화를 드렸는데, 그 고양이는 이미 다른 분이 임시보호중이고, 혹시 다른 고양이를 임시보호해줄수 있겠냐 물으셨어요.
뭐에 씌인듯이 알겠다고 하고 먼 거리를 이동해 갔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만해도 확실히 마음을 정한것은 아니라서 가면서도 많이 고민했는데, 막상 병원에 도착하고 그 아기고양이를 보는순간 '아, 아기를 데려가야겠다' 싶었어요.
수의사 선생님과 테크니션 선생님 모두 동물을 너무 사랑하고 위하는 것이 느껴졌지만, 제가 갔을때는 계속해서 응급구조된 고양이들이 실려오고,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좁은 철창속에 아기고양이를 들여봐주기 힘드실것 같았거든요.
동물에 관해선 베테랑이실텐데 제가 뭐라구 이런 생각을 하는것 자체가 참 괘씸하기도 하지만, 집으로 데려가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어 그 자리에서 아기고양이를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무모하지만 이 또한 그 전에 몇 달 동안 임보를 고민하고, 준비해둔 터라 데려온거예요. 생각없이 지르는 임보는 첫째와 임보냥이 모두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정을 주지 않으려고 이름을 안붙였었는데, 나중엔 입술에 커피 거품이 묻은것 같다고 해서 (카푸)치노로 임시 이름을 지어주게 되었어요. 하지만 역시 정들까봐 한번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던 치노…
사실 첫째는 길에서 다른 고양이들과 무리를 이루어 살다가 집으로 온 터라, 다른 고양이와도 잘 지낼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것은 제 착각이었습니다... 아깽이임에도 불구하고 레오는 엄청난 경계심을 보였거든요.
아무것도 모른 채 귀가한 집사를 반겨주러 뽀르르 달려왔다가, 아기고양이의 존재를 깨달은 순간부터 완전히 극대노하셔서는 격리실 앞에서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 고오오오오오.... 소리를 냈습니다.
격리실 문이 닫혀서 서로 보이지 않았는데도 작은 소리도 놓치지않고 들으며 반응했어요.
문이 열리고 울타리 사이로 얼굴이 보일때는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계속 신경썼구요.
한편 아기 고양이는 레오에게 계속 친근감을 표시하며 놀자고 들이대는 엄청난 성격의 소유자였지요 ㅎㅎ
사실 들이대기도 엄청 들이대고, 혼자서도 엄청 잘 노는 성격이었어요. 레오가 안쓰는 장난감을 넣어줬더니 잘 가지고 놀고, 밥도 잘 먹었구요.
그런데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레오가 점점 치노에게 마음을 여는것이 보였어요.
노여워하면서도 항문냄새를 맡으려고 하고, 울타리 너머로 만지거나 그루밍을 해주려고 했어요.
치노가 안보이는 곳에 가서 자고있으면 걱정되는 울음소리로 손을 넣어 치노를 빼내려고 했구요.
결국 치노는 원충(지알디아) 감염으로 집사 사비로 치료하다가, 임시보호를 맡겼던 동물병원장님께 문의드리자 '임시보호를 돈들여서 하실 필요는 없다, 다시 데려오시면 본인이 치료하겠다'는 말씀을 듣고 다시 데려다주게 되었어요.
솔직히 치노를 제가 입양하고 싶었는데, 의사소통이 원만하지 않았던건지 이미 치노를 입양하실 분이 나타났다 하더라구요.
일주일 정도 피곤하지만 활기찬 꿈을 꾸게 해준 치노는 그렇게 집사를 배정받아 갔습니다. (20.06.17.~06.25.)
이후로 레오는 자꾸 치노를 찾아 울며 전보다 더 혼자 있는 것을 외로워했고, 정말 둘째를 들여야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무리생활을 하다 와서 그런지, 레오의 성격이 다른 고양이에게 너그럽다는걸 알게됐거든요.
사실 요즘에도 치노 근황이 너무 궁금해요. 혹시 치노집사님 이 글을 읽게 되신다면 근황 좀 알려주세요…!
2. 둘째의 스타일을 정하자
첫째 냥이의 성격을 알았다면, 둘째로 어떤 성격의 고양이를 들일지도 정할 수 있어요.
첫째가 자기주장 못하고 다 퍼주는 스타일이거나 예민하고 소심한 스타일이라면, 독점욕 강하고 센 성격의 둘째는 첫째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겠죠.
첫째가 약간 바보같은 성격이라면 똑부러지고 챙겨주는 스타일의 영리한 둘째가 도움이 될 지도 몰라요.
이런 식으로 첫째와 집사님의 생각에 맞춰 어떤 스타일의 고양이를 둘째로 들이면 좋을지 고민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레오는 길에서 한 번 출산경험이 있어서인지, 임보했던 아기고양이를 자기 아기처럼 품어주는 것을 보고 저는 아기고양이를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
3. 합사를 위한 공부
실패확률이 적지 않은만큼 합사를 준비할 때에는 당연히 공부가 선행되어야겠죠?
저는 몇 달 동안 유튜브, 다른 집사님들의 경험담, 고양이 관련 서적을 구입해 닥치는 대로 읽고 배웠어요.
많이 알수록 더 꼼꼼히 준비할 수 있으니까요.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몇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우선 2주간 격리하며 서로의 존재를 알아채게하고,
이후에는 서로의 냄새가 묻은 물건을 교환해 냄새를 맡게 해줍니다.
그리고 얼굴을 살짝씩 보여주며 외양을 익히게 하고, 서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이 과정에서 서로가 보이는 곳에서 동시에 놀아주거나, 기척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문을 아주 살짝 열고 동시에 밥을 주는 등의 활동도 곁들이면 좋다고 합니다.
2주 정도 지나면 격리가 풀리는데, 이쯤되면 고양이들은 서로의 성향을 파악하고 좋든 싫든 호기심이든 무관심이든 표현을 하겠지요?
무엇보다 조급하지 않게, 천천히,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저는 격리실에 들어갈때마다 혹시모를 전염병을 방지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었어요. 일주일정도는 계속 갈아입고 들어가고 나와서 또 갈아입고 하다가, 나중에는 그냥 옷 위에 소독약을 뿌렸어요.
1. 울타리, 혹은 격리방
앞서 말했듯 2주간 반드시 필요한 격리를 위해서는 격리할 방, 또는 울타리가 필요합니다.
울타리로 구역을 나눠 분리할 경우에는 처음에 얼굴을 가릴 간이 벽도 필요해요.
천을 매달아두면 그걸 타고 울타리를 넘어간다고 하니 고양이가 타고 넘을 수 없는 재질과 높이로 준비하시는것이 좋겠죠?
격리방에는 새로 온 고양이가 온전히 그 안에서만 생활 할 수 있도록 놀이기구, 사료와 물그릇, 화장실 등 기본적인 물품을 준비해주셔야합니다.
2. 고양이 물품 × 2
합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후에도 여전히 중요한 일이 남아있습니다.
바로 물품이 부족하지 않도록 세심히 살피는것인데요, 첫 고양이를 들일때보다 훨씬 덜하겠지만서도 둘째 준비에는 여러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1) 화장실
: 적정 화장실 수는 고양이 마릿수 + 1 의 공식,
다들 아시죠?
2) 밥그릇
: 싸움이 없도록 각자의 밥그릇을 준비해주세요.
3) 다양한 수직공간
: 공간이 겹쳐 서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해요.
4) 놀이기구 및 장난감
: 첫째의 최애장난감을 빼앗기는 일이 없도록 다양한 장난감과 놀이기구를 준비해두고, 놀이시간도 공평히 배분해서 모두가 마음껏 놀 수 있게 도와드려야합니다.
5) 방묘문, 방묘창
: 필수중에 필수! 이미 첫째때 구비해두셨겠지만, 입양시 이건 가장 중요하고 당연한 조건중에 하나예요.
3. 고양이 안정제
편의를 위해 안정제라고 뭉뚱그려 쓰긴 했지만 약만 있는것은 아닙니다.
한창 예민해질 고양이를 위한 심신안정제라고 생각하시면 될거예요.
1) 질켄
스트레스 완화, 심리안정 보조제입니다. 강아지용과 용량이 다르니 구매시 주의하세요!
말토덱스트린, 카제인, 스테아린산마그네슘이 주 성분으로, 모유의 원리를 이용해 만들어 임신, 수유중인 동물이나 어린동물에게도 급여가 가능하다고 하네요.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소 1~2주 복용이 필요하다고 하니 둘째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급여하고 있는편이 좋겠습니다. 둘째 입양뿐 아니라 이사, 오버그루밍, 지각과민증후군, 분리불안 등 불안해하는 고양이에게도 급여가능합니다. 물론 수의사와 먼저 상담하는 편이 좋겠지요? 질켄 1일 급여 권장 용량은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2) 펠리웨이 디퓨저
페로몬을 사용해 고양이들의 심신을 안정시켜주는데 효과적이라는 펠리웨이입니다.
역시 고양이용과 강아지용이 따로 있으니 구매시 주의하세요!
디퓨저 형식으로 4주에 한 번 새 리필로 교체해주면 되는데, 외동묘용과 다묘용이 따로 있어요.
* 클래식: 외동묘
* 멀티캣: 다묘
제가 구매할때는 해외배송밖에 없어서 넉넉하게 기간을 잡고 구매해야했는데, 이젠 공식 온라인 스토어도 생기구...^^
국내엔 훈증기 파는 곳이 따로 없어서 급하게 리필만 산 다음, 리필이 맞는다는 다이소 훈증기나 유한양행 훈증기를 구하려고 돌아다녔지요. 결국 유한양행 디퓨저통을 구해 리필을 끼워 사용했습니다. 라떼는 말이야.. 아주마리야....
어차피 집이 좁아 한 개만 구매했고, 격리방 앞에 계속 켜두었어요. 효과는 미약하지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펠리웨이도 스프레이형이 있던데, 아무래도 디퓨저가 24시간 지속되어 효과적일 것 같아요!
인간의 후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설명하기도 어렵지만.. 오묘한 냄새가 난답니다. 개인적으로 썩 좋은 냄새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거슬리지도 않았어요.
(+) 비슷한 제품으로 '컴포트존'이 있습니다. (더 저렴함)
3) 캣닢, 마따따비(개다래나무)
고양이라면 모두 좋아하는 캣닢과 개다래나무!
저희집 레오님은 캣닢에는 전혀 흥미가 없지만, 마따따비는 굉장히 좋아하십니다.
저는 스트레스 해소에 제격인 캣닢과 마따따비를 준비해두고 서로 보이는 곳에서 사용했어요.
가루, 열매, 나뭇가지, 스프레이 등 다양한 형식으로 많은 제품들이 나오고 있으니 편하신대로 구매하시면 되겠습니다.
(8주 이하의 너무 어린 고양이에겐 효과가 없다고해요.)
4) 센트리 카밍 칼라 목걸이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가 아닌 목걸이 걸기!
펠리웨이처럼 페로몬을 이용해 고양이의 스트레스 완화, 심신안정에 도움을 주는 원리입니다.
엄마고양이가 아기고양이를 진정시킬때 분비되는 합성 페로몬이 목걸이에서 나온다고 하네요.
여러모로 스트레스 받을 상황에 사용하면 효과가 좋다고합니다.
밀봉된 목걸이를 뜯은 후부터 한 달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전 이 제품을 뒤늦게 알아서 사용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고양이 행동학 서적에도 나올만큼 효과가 입증된 제품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꾸준히 착용해줘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니 역시 미리 구매해서 멋지게 착용해드려야겠습니다.
(저는 구매를 위해 아마존 후기를 살펴보던 중, 목걸이 형태라 다른곳에 걸려 목이 졸려 큰일날뻔했다는 후기를 읽고 구입하지 않았어요. 착용해드렸다면 주의관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조공_릴리프 등 고양이의 심신을 안정시켜 줄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레오는 릴리프 먹지두않음...)
1. 자신을 위해 둘째를 들이지 말자.
1인 가구인데 외출하면 고양이가 외로울까봐, 사냥놀이하며 놀아주기 귀찮은데 둘째가 있으면 알아서 놀 것 같아서...
둘째를 들이려는 이유는 다양하겠지요. 하지만 저도 그렇고 공통적으로 말씀들 하시는 것은 '집사 본인을 위해 둘째를 들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고양이는 새 가족일뿐, 무슨 역할을 해주겠거니 하고 기대하지 말라는것이지요.
비슷하게는 첫째와 둘째에게 책임을 두지 말자는 것도 있어요.
첫째에게 둘째의 사회화, 훈육을 기대하거나, 둘째에게 첫째의 놀이담당을 기대하는것처럼 말이예요.
모든것은 집사의 도리요 집사의 책임임을 항상 명심하며 수행하고 도 닦는 마음으로 주인님들을 모셔야 할 것입니다.
특히나 둘째가 왔다고, 둘이 친해져서 잘 논다고 해서 놀이시간을 줄이는건 절대 안돼요!
고양이들끼리 노는 것과 장난감을 활용해 사냥놀이를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놀이라고 합니다.
저도 입양 준비를 하는 내내 '외로운 고양이를 위해서 둘째를 들이면 외로운 고양이 두 마리가 된다'는 오랜 격언을 되새겼어요.
2. 둘째를 미워하지 말자.
예뻐하고 사랑을 주려고 귀하게 모셔온 둘째를 미워하지 말자니, 당연한 소리 아닌가? 싶겠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처음 둘째가 온 후로 자꾸만 미워지더라구요..
내 배로 낳은 사람 아기라도 갑자기 뿅 나타나면 당황스러울텐데, 하물며 생전 처음보는 고양이는 어떻겠어요?
특히 둘째가 아기고양이라면 이것저것 호기심도 많고 정복하고 싶은 것도 많을거예요.
첫째의 밥과 간식을 다 빼앗아먹고, 첫째가 좋아하는 자리는 다 자기가 차지하고. 놀이시간에도 항상 날아다니던 첫째는 뒤에서 얌전히 양보하고 보고만 있으면 둘째가 신나서 놀고, 간혹 첫째가 훈육할라치면 대들면서 오히려 자기가 하악질하고 냥냥펀치를 사정없이 날리고...
제게는 그런 둘째의 행동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한편 예의없고 이기적으로도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저 자신에게 너무 환멸감이 들었어요. 그런 생각은 점차 꼬리를 물고 길게 이어졌습니다.
아껴주려고 데려온 둘째인데 자꾸만 얄미운 마음이 들다니, 이런 모자란 사람이 어쩌자고 둘째를 들인걸까? 첫째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둘째에게도 못할짓이다. 다른 가정에 갔으면 더 사랑받고 자랐을텐데 괜히 부족한 내가 입양을 한걸까?
쩔쩔매며 다 봐주는 첫째에게 너무 미안했고, 갑자기 철 든 첫째가 안쓰러웠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양이에게 사람의 잣대를 들이밀고 강요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고양이에게 도덕과 유교 사상같은건 없을텐데 말이예요. ㅎㅎ
부끄럽지만 집사님들은 저처럼 지나치게 자책하는 실수를 하시지 말라는 뜻으로 제 경험을 공유합니다.
사람이라면 분명히 저와 같은 마음이 들 수도 있을거라 생각해요.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고양이와 처음보는 고양이를 향한 마음의 크기가 같을 수 있겠어요?
합사를 진행해보신 다른 집사님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다들 처음엔 비슷한 감정이 드셨다해요.
중요한 건 이런 생각이 들더라도 차별하지 않고 예쁘게 사랑하며 꾸준히 애정을 주려는 노력같아요.
저도 시간이 지날수록 둘째를 향한 사랑도 커졌고, 지금은 레오와 감자 모두 눈에 넣어도 안아플 제 쥔님들이 되었습니다.
한 개의 사랑을 쪼개어 잘게 나눠주는것이 아니라, 큰 나무 옆에 또 새로운 나무를 심는 거니까요.
추가로 적어보자면 둘째가 오더라도 오히려 첫째에게 더 관심을 주고 사랑해줘야한다고 합니다.
새로 온 둘째가 귀엽고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느라 관찰할수밖에 없긴 하지만, 사람 아기처럼 고양이도 갑자기 뿅 나타난 둘째만 챙기면 우울하고 질투를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오히려 첫째를 더 티나게 예뻐해야한다고 해요.
예민한 고양이 성격상 그런 불안들은 컨디션 저하, 식욕저하, 결국 잠복되어있던 병이 발병하거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걸리기 쉬운 결막염 등등이 생길수 있어요.
처음부터 감자를 챙겨주고 싶어했던 레오도 스트레스가 없지는 않았던지, 둘째가 온 후부터 설사, 눈병 등을 한동안 앓았어요.ㅠㅠ
3. 합사에 실패할 경우를 생각해두자.
합사가 모두 성공하면 좋겠지만, 합사 실패의 경우도 분명히 다수 존재합니다.
제 주변에도 몇 년이 지나도록 서로가 투명고양이인것처럼 완전히 무시하는 고양이 가족도 있고,
서로 매일같이 피를 보며 살벌하게 싸우는 고양이들도 있습니다.
전자같은 경우라면 차라리 다행이겠지만, 후자라면 합사 실패의 상황 중에서도 최악의 상황이지요.
도저히 도무지 돌이킬수 없는 합사 실패, 그런 상황이 내게도 오면 어떻게 대응할지 충분히 생각해두시고 입양을 진행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4. 입양시 마음가짐
마음에 드는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은 마음은 저도 잘 알지만, 저는 입양을 보내는 분들의 마음을 더 이해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손수 구조하고 먹이고 길러 고양이 만들어놨는데, 이왕이면 파양위험 없이 더 안전하고 사랑받을 가정에 보내고 싶으시겠죠...
입양신청해두고 간택을 기다리고, 실패하고 다시 다른 고양이를 찾아 나서는 과정이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지만, 분명 묘연은 존재하는 것 같아요.
둘째를 들이기로 이미 마음을 먹었다면 일희일비하며 너무 마음 상하지 말고, 거절에도 너무 상심하지 마시고 멘탈 단단히 간수하며 입양신청 하시는걸 추천드려요.
그리고 멘탈 간수를 잘 해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저같은 경우엔 포인핸드 등 공고를 보다보면 상태가 안좋은 아이, 별이 된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심적으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내가 전부 품을 수 없음을 아는데도 보는것만으로도 전부 내 책임같고 너무 힘들어서 ㅜㅜ 하루에도 여러번 나눠서 쉬어가며 봤어요.
또 한가지 꼭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입양신청서 / 계약서를 작성하시라는거예요.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카페 혹은 포인핸드 어플에 보면 더 자세하게 나와있지만, 이 문서를 통해 입양 보내는 집사와 입양을 받는 집사가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고, 그만큼 신중하게 입양 진행이 가능하거든요.
입양신청서에는 보통 동물과의 동거경험, 가족구성원의 동의, 입양 후 얼마간의 사진 등 근황업로드, 부득이한 파양사정 발생시 대처 방안, 추후 고양이의 노화 등에 따른 치료비용에 대한 동의, 고양이를 기를때 기본적이지만 힘든 사항 등을 작성해요.
또 책임비, 가정방문도 조금 꺼림칙하게 느껴지실수 있겠습니다만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입양신청서, 책임비, 가정방문을 모두 통과해서 둘째를 들일 수 있었습니다.
묘연이 이어져있다면 둘째는 언젠가 반드시 꼭 필히 만날거예요.
조바심 내지 마시고 시간과 공을 들여 천천히 준비하는 시간을 즐기세요~^^
네이버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 네이버 카페 (naver.com)
유튜브, '윤샘의 마이펫 상담소' : (3) 윤샘의 마이펫상담소-Pet Clinic - YouTube
포인핸드 : 포인핸드 - 사지 않고 입양하는 문화를 만듭니다. (pawinhand.kr) (+ 포인핸드 어플)
유기/구조묘 홍보 인스타그램
* 묘생역전 : 묘생역전(@flower_cat_road)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 묘생길 : https://instagram.com/myo_myo.gil?utm_medium=copy_link
* 지구별고양이 : https://www.instagram.com/jigucat
* 고양이 입양홍보 : https://instagram.com/adoption_cat?utm_medium=copy_link
* 따뜻한공존 : https://instagram.com/happyhousecat_adopt?utm_medium=copy_link
* 기타 '#고양이입양홍보' 해쉬태그 검색 : #고양이입양홍보 해시태그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 고양이 관련 서적
: 고양이처럼 생각하기, 고양이 공부, 고양이 육아백과, 이 외에 서점에서 가볍게 읽은 책들
집사님들의 합사가 꼭 성공하길 바라겠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점은 댓글 얼마든지 남겨주세요 ㅎㅎ
마지막으로 사이좋은 저희 주인님들 보고가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