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그대에게
손편지를 좋아한다.
한 자 한 자 써내려갈 때 그 느낌을
한 달이 지나서야 쓴 동생의 생일 편지를 몇 자 적어본다.
사랑하는 동생, 환길에게
동생아, 24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네가 있어 내가 참 든든해.
좋은 가방 메고 대학원 생활도 현명하게 하길 바라.
사회에 나와 보니 냉정하고 힘든 순간이 있지만 (너도 있겠지)
우리 가족이 서로를 위해 준 사랑과 응원을 기억했으면 해.
멀리 있어도 이렇게 자주 연락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다정한 사람이길···♥
태어나줘서 고마워
2024. 9. 15을 축하하며
2024. 10. 15일 씀
누나가
평소 낯간지러 하지 못했던 말.
이 편지를 빌어 진심을 전하는데, 이를 읽는 동생의 마음은 어떨까. 시간을 들여 선물을 고르고 정성스레 포장까지 해 소포에 동봉했다. 조부모와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을 아래로 내려보낸다. 어릴 적, 치기 어린 마음에 동생에게 양보하라는 말이 가장 듣기 싫었다. 나도 아직 어린데 괜히 지는 것만 같고..
그땐 그랬다.
이제는 형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지가 된다. 언제든 전화해 안부를 물을 수 있고, 급할 때 부탁할 수도, 힘들 땐 잠시나마 푸념을 늘어놓을 수도, 함께 할머니의 밥을 먹으러 갈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각자의 길을 응원하고 흰머리 될 때까지 우애 깊은 남매가 되길 바라며
편지의 말미처럼
다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