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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zejebell May 20. 2024

포기할 수 있는 마음

관계에 있어서 포기도 한 방법이에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갈등이 생기고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감지하게 되면 신기하게도 보통의 사람들은 먼저 관계 개선을 하기 위해 노력이란 것을 한다. 물론 그 노력이란 것이 사람들마다 행동과 마음의 기준이 다르기에 누군가의 생각에는 노력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조금 노력하다가 마는 사람들도 있고 포기하는 것이 어려워 우물쭈물 노력하는 마음에 끌려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노력하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상대방보다는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면서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생각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마음속에 있다면 포기하고 신경을 끄는 것이 오히려 올바르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이 원래부터 선한지 악한지는 사실 모르겠다.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선하고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악하다. 그저 이런저런 사람들이 섞여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부딪치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다는 사람들을 꼭 만나게 되고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는 삶을 너무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대부분 악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보통의 성품을 가진, 나와는 상성이 좋지 않은, 맞지 않는 사람인 것이다. 정말 눈곱만큼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나 자신 역시 너무 좋은 사람일 필요가 없다. 좋은 사람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받길 포기하면 어쩌면 삶이 편해질 수도 있다. 남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괴로운 감정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오해들을 일일이 해명하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풀릴 오해는 그냥 두어도 되는 부분이고 짧은 인연의 사람과의 관계는 그대로 헤어져도 상관이 없다.

끝이 좋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 비슷한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으로 인해 억지로 관계를 개선시킬 수는 없다. 내가 나 자신을 돌아봐도 사람이 얼마나 약하디 약한 존재인지 알 수가 있다. 그러니 사람에 대해서 실망하기보다는 차라리 아무 기대가 없는 편이 낫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누군가가 잘되었을 때 난 그를 진정으로 칭찬하고 기뻐해 줄 수 있을까? 내 의견이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그 의견이 맞는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일 수도 있다. 내 동료들에게는 친절하지만 가족들에게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그 반대로 가족들에게만 친절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자비한 사람일 수도 있는 것이다.

예전부터 포기란 말은 굉장히 부정적으로 쓰이곤 해왔다. 현재에도 마찬가지이다. 포기라는 말은 할 수 있는데 안 하겠다는 말처럼 느껴진다. 사실 그럴 수도 있다. 내 몸과 마음을 갈아 넣고 참고 인내하고 맞춰주고 그러면 다른 사람과 관계가 조금은 좋아질 수도 있겠다. 문제는 오래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노력을 계속하다 보면 상대방과 진심이 통해서 관계가 개선되고 절친까지 된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는 늘 주변에서 맴돌 뿐 나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전설이 된다.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노력하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하면 된다. 왠지 포기하면 지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기대수명이 계속 늘어만 가는 요즘에 오래 사는 것보다 좋은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사는 것이 더 중요한 것처럼 그냥 내 삶에 있어 한정되어 있는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을 좀 더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생각한 대로 행동하면 되는 것이다. 적어도 나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는 없어도 만들어야만 하는 부분이다.

누군가로부터 지적받고 창피한 상황에 놓여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늘 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는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가 높을 수도 있다. 비위를 맞춰주지 않으면 힘들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쩌면 오래된 관계이기에 그만두는 것이 마치 내 잘못처럼 느껴져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가까운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족 중에서도 포기하고 싶은 인간관계가 있을 수도 있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친구도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상황에 집중하고 있기에 생각보다 다른 사람들의 상황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다. 그러니 포기하고 도망가는 상황을 너무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너무 삶에 진지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모든 순간, 매 시간 진지하게 되면 금방 지쳐버린다. 진자 중요한 순간이 왔을 때 힘을 낼 수가 없다. 삶의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 삶을 뒤돌아봤을 때 소중했던 순간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조금 덜 신경 써도 되는 부분은 힘을 빼고 흘려보내도 괜찮다. 그리고 그렇게 힘을 뺀 순간들을 너무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멀리서 봐야 멋있는 사람들은 멀리서만 바라보자. 부담스러운 관계에 무게를 덜어주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다면 마음속으로 멀어질 수도 있다. 완전히 끊어내는 것이 아닌 서로의 관계에 있어 틈을 만들어 주어 관계에 있어 여유를 찾도록 할 수도 있다.

때로는 관계를 더 좋게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또한 자신이 모르는 관계의 이면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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