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함께 역사여행!!
봄볕 좋은 주말, 덕수궁을 다녀왔다.
궁궐은 우리가 좋아하는 나들이 장소다.
너른 마당에 옛 건축물이 전부라 생각할 수 있지만,
계절마다 달라지는 분위기를 느끼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마침 아이들이 좋아하는 쿠키런까지 덕수궁에 떴다하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주말 궁궐은 주차가 난관이다.
전용 주차장이 없을 때는 인근 회사의 일일 주차권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우리는 서소문 한화빌딩 주차장을 이용했는데, 엄청 좁다...
일주자 5000원 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는 이유가 있었다.
혹시라도 차를 긁어, 주차비가 30만 5천원이 될까 진땀을 뺐다.
그냥 일주차 8000원 주고 넓은곳에 하는 걸 추천.ㅎㅎ
덕수궁에 들어서자마자 쿠키런 콜라보 조형물이 우리를 반긴다.
화사하게 핀 살구꽃 아래서 사진을 찍고 전시관으로 향했다.
고종황제가 생활했다는 석어당과 서양식 궁전 석조전을 지나면,
근대식 건물 석어당이 나온다.
건물을 가득채운 민트빛 창살을 보니,
외할머니집 옥색 창틀이 어디서 기원했는지 알겠다.
궁궐 스타일이었구나...
익숙한 캐릭터를 따라 신나게 입장.
들어서면 천년나무 쿠키가 전시장 스토리를 설명해준다.
잃어버린 황제의 꿈을 찾는 이야기
잃어버린 고종의 꿈을 찾기 위해,
쿠키런이 새겨진 상징물을 찾는 이야기.
전시장을 돌아보며 아이들은 유물에 녹아든 쿠키런 캐릭터를 찾았다.
덕수궁은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했던 고종이
대한제국으로서 새로운 부국강병을 꿈꿨던 상징적 건물이다.
힘을 갖고자 했으나 무력하게 시들어간 우리의 근대사를 담고 있다.
전시품들은 고종황제의 꿈이 실현되었다면, 이라는 컨셉을 갖고 있다.
대한제국의 초대를 받아 모인 서구열강의 사신들.
그 안에서 눈치보지 않고 호쾌하게 웃는 고종.
태극기를 들고 당당하게 사열하는 조선의 신식군대.
희망이 가득한 그림과 당시의 현실이 갖는 이격을 애잔함이 채운다.
마지막 코너에는 현대까지 이어진 대한제국의 이미지가 전시되어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서울의 랜드마크를 대한제국 + 쿠키런의 방식으로 그렸다.
거대한 그림을 앞에두고, 알고 있는 지역을 찾는 재미가 있다.
고양 우리집과 김포 할머니집은 도성에서 한참 벗어난 첩첩산중.
두 아이는 보랏빛 산골짜기를 짚으며 깔깔거린다.
전시장을 돌아본 후 산책을 하는데, 정동공원까지 발길이 닿았다.
궁궐 옆, 정동공원에는 러시아 공사관이 있었다.
수백년 전 그날 고종은 이곳에 몸을 피하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불과 백미터 남짓 떨어진 곳.
러시아 공사관을 떠나 덕수궁을 짓고 대한제국을 세운 고종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잠시만 걸어도 도착할 그 거리를 이동하는데
얼마나 큰 용기를 내야 했을까.
나라를 잃은 암군.
역사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해간 대한의 황제.
여전히 그의 실력에는 탐탁치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그 안에 가졌을 인간의 슬픔과 외로움을 돌아볼 수 있는 하루였다.
쿠키런...
덕분에 많이 알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