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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담 Jan 21. 2024

함백산 가는 길

은 여명에 자리를 내어주고

시나브로 사라졌다.

차창 밖 어슴푸레 남아있던

한 줌  어둠의 기억마저 시간을

좇아 떠난다.


두런두런  속삭임  가득한

태백행 관광버스는

삶에 지친 중년 싣고

만항재 고갯길 힘겹게 오르네.


하얀 눈 위에

내 살아온 발자국 남기며

숨이 목까지 차  올라도

걷고 또 걸으니

눈물이 난다.

왜 그리 살았나?

무엇이 나를 화나게 했나?


산의 제일 높은 곳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본다.

모두가 내 발아래다.

그래,  나는 세상 제일 높은 곳에 섰다.


그대여,

 속삭임이 들리는가?

세상사  찌든 때 고단함

여기에 두고 떠나라 하네.

순백 같은 눈 속에 묻어두고  가라 하네.

그래, 그렇게 웃으며 살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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