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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석담
Dec 05. 2024
그들만의 일그러진 영웅
지난 4일 새벽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깼다.
시간을 보려고 불을 밝힌 후 스마트폰 화면의 포털사이트 앱을 아무 생각 없이 누르고 나서
내 눈을 의심했다.
뉴스창은 12.3 비상계엄 이야기로 온통 도배가 되어 있었다.
멍해진 머릿속으로 욕이 튀어나왔다.
"미친놈"
출근길의 라디오에서는 평소보다 시간을 앞당긴 시사 프로그램 앵커가 흥분된 목소리로 비상계엄의 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앵커의 떨리는 음성에서 지난 쿠데타의 밤이 섬뜩하게 다가왔다.
서울에 사는 두 딸은 비상계엄의 혼돈으로 밤잠도 설쳤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너무 무신경하게 살지 않았나 자책했다.
종일 비상계엄이니, 탄핵이니 하는 말들로 세상이
소란스러웠다
.
퇴근길에 매일 듣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의 분노에 찬 멘트를 듣고
갑자기
눈앞이 흐려졌다.
패널로 나온 기자가 '엄석대'를 이야기했다.
나도
문득
그가 '엄석대'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문열의 소설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속
의 엄석대와
그는
많이 닮아 있었다.
친구들을 가스라이팅하고 담임선생님을 속이고 자신만의 왕국에서 영화를 누리다 어느 날
"잘해봐. 이 새끼들아"
한마디를 남기고 나락으로 사라져 간 엄석대 같았다.
엄석대의
친구들은 누구도 그의 기세에 눌려 잘못을 바로 잡으려 들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그는 괴물이 되고 말았다.
국가를 책임지는 대통령의 잘못을 누구도 바로 잡으려 하지 않고 그의 눈과 귀를 막은 채로 간신을 자처한다면 엄석대의 반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너희들은 당연한 너희들의 몫을 빼앗기고도 분한 줄 몰랐고, 불의의 힘 앞에 굴복하고도 부끄러운 줄
몰랐다.
<중
략>
그런 너희들이 어른이 되어 만들 세상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중에서
나는 대통령 선거날 이후 한 번도 그를 제대로 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나의 촉이 맞았다.
"바이든 날리면'사건 이후 그는 오로지 정적 죽이기와 전
정부에 대한 보복 수사에 올인했다.
그리고 정치는 실종되고
협치도
사라졌다.
삼국지나
수호지를
보면
십상시를
비롯한 수없이 많은 간신이 등장하는 데 그들의 말로는 항상
비참하다
.
황제의
눈과 귀를 막고
잘못을 직언하지
못하면
그 황제는 또 다른 엄석대가 될 뿐이다.
엄석대의
비행을 실토하도록
만든 것은
놀랍게도
담임 선생님의 뜨거운 회초리였다.
이제 우리도 일어나 매운 탄핵의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우리의 독립투사와 애국지사 그리고, 민주열사들이
피 흘려 이룩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민주화를 반세기 전으로 되돌리는 어리석은 정권의 무능함을 더는 좌시하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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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계엄령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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