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치원 May 05. 2023

내가 캐나다에서 PT를 할 줄이야

3. 룸메이트는 PT가 인생을 함께 하는 것이라 했다.


 PT는 사실상 화요일과 목요일에 고정으로 하는 것이 되었다. 지난 화요일도 어김없이 준비해서 아만다의 집을 찾아갔다. 약속시간 6시 30분 쯤 되었을 때, 아만다는 오피스에 일이 많아 아직 출발하지 못했다고 했다. 시작시간이 늦어지는 일이 자꾸 일어나지만 영업이라는게 그렇지. 아직까진 아무런 멘션없이 진행하고 있다.


 6시 40분 쯤 넘어서 아만다가 왔다. 6시 50분 쯤 트레이닝 시작. Amanda는 정말 너무 피곤하다며 제발 Easy하게 하자고 했다. 속으론 어림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I'll try 라고 답했다.


 원래 생각한 트레이닝은 다음과 같다. 일단 Jumping Jack (팔벌려뛰기) 3세트, 무릎대고 푸쉬업 자세 유지 5세트 (내려가지 않고), 남은 시간 복싱. Jumping Jack 첫세트 7회 만에 무릎이 아프다며 그만했다. 체중이 체중인지라 바로 납득을 해버렸고, 그냥 저번과 같이 의자에 앉아서 일어서기 5세트를 했다. 25회로 시작해서 30회까지 초스몰 점진적 과부하. 이번에는 neutral spine (척추중립)과 앉을 때 천천히 앉을 것을 강조했다.


 푸쉬업을 하려했으나, 저번 시간 복싱 이후로 Forearm (전완) 쪽 통증이 있다고 했다. 이전에 복싱 배울 때도 몇 번 그래서 익숙한 모습이었다. 손목을 꺾지 못하므로 인클라인 벤치를 시키기로 했다. 20파운드 손목이 아프대서 15파운드로 20회 5세트를 진행하였다.


 그렇게 진행하니 30분 정도가 흘렀다. 돈 다 줄테니 제발 빨리 끝내달라길래


"Money is not important. My goal is making your weight less."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딜.


"Okay. I can finish it up earlier only if you promise that you will walk on the treadmill tomorrow for 40 minutes."


했더니 15분으로 협상을 시도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아침 15분, 저녁 15분 해서 트레드밀 사진 찍어서 보내주기로 합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이트만 하고 끝낼 순 없지. 로잉머신 1km 진행하고 끝냈다.


 여자친구가 트레이닝 할거냐고 물어보길래, 프로그램 구상한다고 사진 좀 찍어놨다고 했다. 그게 위 두 사진. 사실 덤벨만 보면 된다. 여자친구의 트레이닝 목적은 "She wants to be more toned and fit. And wants a bigger butt." 그래서 데드리프트를 구상했고, 랙이 없으므로 고중량이 힘드니까 덤벨을 봐야했다. 다행히 60파운드까지 있어 가능할 듯 했다.


 세 번 째 시간이었는데, 트레드밀 한다는거 보니 가면 갈수록 아만다도 나의 흐름에 따라오는 것 같아 꽤 만족스럽다. 룸메이트인 준호형이 퍼스널 트레이닝은 그 사람의 인생을 함께 하는 거라고 했는데 살짝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 목요일은 아만다가 일이 너무 많아 트레이닝을 못하겠다고 했다. 여자친구는 아만다 후에 바로 할 수 있대서 진행하기로 했다. 그래. 한 번 갈 때 두 탕 뛰면 나쁘지 않지. 원래 시급을 60불로 인상하려고 했는데, 한 명 더 들어왔으니 50불로 물어볼 생각이다. 그럼 한 번 가서 2시간 동안 100불 정도를 벌겠다. 꽤 짭짤한 수입.


 트레이닝은 못했지만, 대신 회사 매니저님과 디자이너님을 데리고 무료 레슨...?을 진행했다. 둘 다 웨이트엔 일가견이 없었지만 어느정도 잘 따라와주셨다. 끝나고 소주에 곱창 전골도 얻어먹었다.


 벌써 5월이다. 정말 1년 더 해야할까? 너무 고민이 되는 요즘이다. 아 참, 이번 주말엔 원래 시애틀로 급발진을 하려했는데 다음 주로 미뤘다. 그냥 그렇다고.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캐나다에서 PT를 할 줄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