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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이 Mar 17. 2016

제주에서 집짓기

작은집이 좋아요.

집짓기 관련 글을 적기로 결심을 했지만 사실 고민이 많이 되었다.


소심한 성격 탓에 이래저래 내 생활이 너무 알려지는 것 같아 살짝 고민스럽긴 하다.  제주로 이 주 후에 나는 그들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들은 나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서 인지(그간 했던 일의 영향이겠지..), 낯선 이 가 내 생활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찜찜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적기로 한 이유는 기록의 목적이 크다. 기록은 행동을 지배한다고 했던가. 기록을 배움 삼아 내 삶이 좀 더 나아졌으면 한다. 기록의 힘을 믿으며 어설픈 글짓기를 시작해 보련다.




5년 전, 제주에 이주하며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한 게스트하우스. 덜컥 한눈에 반해 농가주택을 계약해 버렸다. 





갑작스러운 퇴사와 제주로의 이주, 그리고 리모델링 과정에서 준비 안 된 건축주였던 나는 현장소장의 농간에 놀아나 계약서도 없이 중도금 잔금까지 모두 주고, 추가 비용까지 달라는 데로 탈탈 털어서 다 주고선, 정작 공사는 발품을 팔고 직접 시공하여 마무리하였다. 



고생하며 공사했던 집은 몇 년간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다 지금은 좋은 분을 만나 매매하였다. 그 이후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여러 군데 토지를 보러 다녔는데, 우리의 우선 조건은 출퇴근 거리였다. 서울에서 제주로 막 이주를 왔을 때는 1시간 정도의 출근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제주섬에 익숙해지면서 제주도에서의 1시간의 거리는 서울에서의 1시간과는 꽤 많은 심리적 차이가 있다. 그래서 가급적 애월읍과 조천읍을 염두에 두고 토지를 보러 다녔다. 


운 좋게도 애월읍의 작은 마을 안쪽에 예산에 맞는 토지를 매입하게 되었다. 사실 애월읍은 제주시와의 접근성 때문인지 토지가 비싸게 거래되는데, 우리가 구입한 토지는 골목의 안쪽 일 뿐더러 집입로가 좁아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물로 나온 땅이었다. 진입로를 실측해보니 차가 통행하는 골목에서 토지로 진입하는 좁은 골목의 폭인 최소 2.4미터에서 최대 3미터 정도로 나왔다. 애월읍사무소에 확인 결과 지목은 대지이고 건축을 하는 데는 행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고 계약을 하였다. 


2.4미터. 계약 당시에도 고민스러웠고 시공을 앞둔 지금도 고민스럽다. 과연 순조롭게 공사가 될는지.

되기야 하겠지, 고생스럽고 돈이 많이 들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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