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 삼차사
길 떠나자, 망자여
이승의 미련은 접어두고
그만 길 떠나자, 망자여!
너를 데리러 온 우리는 한낮 심부름꾼
적패지(赤牌紙)에 적혀 있는 운명대로
네 영혼을 데려가 저승 시왕께 인도할 뿐
어떤 원한도 사심도 없다
우리가 이승에서 인간으로 살 때
어수룩하지만 힘이 세 염라대왕의 사자로
무예가 뛰어나 하늘의 일을 보는 일직차사로
두뇌가 명석해 땅의 일을 보는 월직차사로
각각 낙점을 받아 저승 일을 함께 할 뿐
이승의 인연은 잊은 지 오래다
가끔 사잣밥을 못 찾고 헤매다가
잘 차려놓은 음식과 옷과 신발에 현혹되어
일을 그르치기도 하지만
공포의 대상은 절대 아니다
두려워 말라
슬퍼하지도 말라
너의 이승 삶이 우러러 아름다웠다면
시왕의 심판도 가볍게 통과해
천상계나 인간계로 다시 태어나
행복한 윤회의 길을 걸을 것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동행하라
길 떠나자, 망자여
이승의 인연은 끊어버리고
어서 길을 떠나자, 망자여!
<주> 저승 삼차사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에 데려가는 신으로 저승 시왕의 심부름꾼이다. 보통 세 명의 차사가 함께 오는데, 염라차사 강림도령과 저승차사 해원맥, 이승차사 이덕춘을 보통 저승 삼차사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