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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클레어 Jun 18. 2022

아이를 낳으면 30년은 책임질 각오로

아이들은 노년을 위한 대비가 아님을 자각하며 파이어 준비!

코로나 제재가 완화되며 사람들은 밖으로 밖으로 나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둘째를 하루 종일 안고 달래고 재우느라 바쁜 이 엄마는 집에서 유튜브를 간신히 보며 하루를 나고는 합니다.

그러다 보니 유튜브에 다양한 추천 영상들이 뜨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는 '부읽남(부동산 읽어주는 남자)'의 콘텐츠입니다. 처음에는 '부동산', '집' 알고리즘 때문에 추천되기 시작했을 텐데 시청하다 보니 부읽남의 진짜 알짜배기 콘텐츠는 다름 아닌 '상담' 코너입니다.


아래 영상은 그중에서도 찐으로 공감되고 크게 감동(!) 받은 것인데요. 무작정 감정만을 앞세워 아이를 많이 낳자고 할 것이 아니라는 것과 낳고 나면 알아서 잘 크겠지 하는 무책임한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금의 시대에는 아이 한 명당 최소 30년은 책임질 각오로 낳고 길러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https://youtu.be/176VxbreHB0




사실 결혼을 하기 전부터 꿈꿔왔던 것은 최소 셋 이상의 아이였는데요. 집에 저와 남동생이 있었지만 성별이 다르고 나이 차이가 있는 데다 부모님이 워낙 개별적으로 기르셔서 외롭고 섭섭했던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셋 이상 낳으면 최소 동일한 성별이 2명은 나오니 조금은 끈끈한 '형제, 자매'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요. 저의 아이들은 가족과 형제간의 우애를 더 느끼게 하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 막상 아이를 낳고 보니 이게 그런 감상적인 생각만으로는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고요. 생활비와 외국인의 교육비가 워낙 비싼 싱가포르에서 아이 하나에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첫째가 다니는 유아원(Childcare - PreSchool)의 경우 한 달에 싱가포르 달러로 $1,500 (한화 약 140만 원) 이상인데요. 여기에다 주말에 음악과 같은 예체능 수업을 추가로 하니 비용이 더욱 늘어납니다.


그런데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유아원의 비용이나 지금 하고 있는 음악 수업 등이 싱가포르의 다른 가정에 비해 결코 과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른 인터내셔널 유아원의 경우 한 달 학비가 최고 $5,000 (한화 약 464만 원)하는 경우까지 있으니까요.


다만 이제는 둘째까지 나왔으니 둘째가 유아원을 다니기 시작하면 교육비 부담이 상당히 늘어나게 됩니다. 그나마 특별한 과외를 시키지 않는데도 말이지요.  


때문에 '아이 셋'에 대한 이전의 로망은 자연스레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마음 한편에는 약간의 미련이 있기도 하지만 아이들 하나, 하나를 온전하게 기르고 원하는 것을 모두 해주려면 아이 둘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서 아이들을 제대로 기르려면 30년은 지원할 각오를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영상에서 말한 것처럼 말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의 연금, 주식을 만 18세~21세까지 열심히 적립해주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그 돈을 가지고 세계 여행을 하든 창업을 하든 대학을 가든 원하는 것을 스스로 찾고 해 보아라~ 하고 싶지만 막상 그때의 현실은 어떨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최대한 아이들이 이른 시기에 자립하고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경제교육과 투자를 열심히 해주고 다양한 곳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하도록 돕겠지만 생각해보면 그것도 모두 '돈'이 필요합니다. 과외, 교육비로 쓸 돈이 투자나 여행, 체험 등으로 대체될 뿐인 거죠.


결국 원하는 대로 아이들을 제대로 서포트하고 온전히 기르기 위해서는 우리 부부가 더 철저한 경제 계획을 세우고 각 시기별로 필요한 것을 적절하게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상적인 엄마',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은 아래와 같은데요.


1.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 그것이 꼭 공부와 관련이 없다고 해도 말이다.

(가령 아이가 음악을 하고 싶다면 프로듀싱 장비를 사준다든가...)

2. 아이와 함께 세계 여러 곳을 직접 가보고 그곳의 사람들과 교류하도록 돕는다.

3. 아이들이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직접 창업을 하거나 투자를 해보도록 유도한다.

(그래서 각자가 독립할 때는 스스로 자신만의 브랜드나 사업 하나 정도는 있으면 좋겠습니다.)

4. 아이들이 어린 시기부터 경제관념을 가지고 세계를 볼 수 있도록 계속 대화하고 토론한다.

5. 아이들이 가사, 육아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도울 수 있도록 한다. 직접 몸을 쓰지는 않는다 해도 헬퍼나 도우미를 고용하는 비용을 지원한다거나 필요하면 헬퍼, 도우미를 감시(?!)하는 역할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6. 노년에 아이들이 효도하며 용돈 주는 것을 바라지 않고 부부끼리 여행도 다니고 개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은퇴자금을 충분히 마련하고 노후를 대비한다. (노후에도 오히려 아이들과 손자, 손녀들에게 용돈을 주는 멋쟁이 할머니가 되기)

7. 아이들만 바라보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개인 생활 꾸리기

8. 아이들과 봉사활동을 다니며 주변 사람을 돕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함을 알려주기

9. 혹시 다주택을 소유했다면 아이들에게 한 채씩 집 물려주기 (싱가포르는 상속세가 없습니다.)


어후~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경제 계획이며 노후대비, 개인 인생 설계까지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 많음을, 특히나 육아는 더욱 그러하다는 것을, 때문에 탄탄한 계획과 실천 속에 경제적 자유와 시간적 자유를 추구해야 함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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