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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어리 Apr 25. 2024

곰. 프로젝트 100일

곰. 사람을 꿈꾸다.       

달인을 꿈꾸는 나에게


 달인이란 뭔가에 통달해서 특정 분야에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내 주변에는 곳곳에 달인이 참 많다. 당장 도시락을 싸서 놀러 가고 싶을 만큼 김밥을 맛있게 싸거나 상차림에 데코레이션을 잘해서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달인, 언제나 집을 모델하우스처럼 깨끗하게 정리 정돈해 놓는 달인, 굳이 미용실에 가지 않고도 자기 자신이나 가족들의 머리를 직접 손질해 주는 헤어스타일의 달인까지 모두 눈썰미와 손재주를 동시에 겸비한 사람들이다. 

 재미있는 동화를 쓰는 달인도 있다. 동심을 가지고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는 달인이다. 새로운 어휘로 아름다운 시구를 만들어내는 달인도 있다. 분명 나도 함께 보고 느꼈을 텐데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표현으로 세상을 노래하는 달인이다. 촌철살인 같은 표현으로 깨우침을 주는 달인도 있다. 모두 내가 동경하는 글쓰기의 달인들이다.   

 나도 달인이 되고 싶다. 이 일만큼은 ‘⚪⚪이가 참 잘하지’라는 말을 듣고 싶다. 인정욕구가 강한 나는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나는 잘하는 일이 없다. 항상 달인의 삶을 꿈꾸지만, 어떤 분야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힘든 과정이나 어려움을 이겨낼 자신도 없다. 무엇보다도 어떤 분야의 달인이 되고 싶은지도 아직 모르겠다. 명확하지도 않은 꿈을 가지고 있으면서 달인이 되고 싶은 삶이란. 

맹목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부러워하며 이런저런 꿈을 꾸고 있다. 

 글쓰기의 달인이라면 어떤 분야의 글을 쓸 것인지. 글쓰기 지도사의 달인이라면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글쓰기를 가르칠 수 있을까? 자녀 교육의 달인이라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면 좋을지. 내조의 달인이라면 남편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을지. 그 모든 분야에서 현재 나의 위치를 고민해 볼 문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한 분야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과 공력을 들여야 한다는 것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달인을 부러워할 줄은 알아도 힘든 일을 이겨낼 끈기가 부족한 내가 어떤 분야에 공력을 들일 수 있을까? 기적적인 아침을 꿈꾸며 새벽에 일어났지만, 특별한 목표가 없기에 어영부영 시간만 때우다가 다시 침대 속으로 파고든다. 얼마 전에 시작한 클라이밍도 발가락이 아프다거나 날씨가 안 좋다거나 이런저런 이유를 핑계 삼아 건너뛰는 경우가 많다. 뭐든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끈기가 없어’라고 단정부터 짓고 나선다. 모든 일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니, 시도 자체도 어렵다.  

 지금 하지 않으면 영영 못 할 수도 있다. 시도해 보지 않으면 달인의 꿈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에 충분히 만족하며 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꿈이 있다. 좋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졸작일지언정 계속해서 쓰고 버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쉽게 포기해 버리고 쉽게 절망하면 안 된다. 달인의 꿈을 이루느냐 포기하느냐는 오직 나만이 결정할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절대 나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를 사는 것은 과거를 놓아주는 것이라’ 한다. 나는 오늘 내 과거를 놓아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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