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선물
현관 앞에 택배 상자가 수북하다. 벌써 며칠째인지 모른다. 지난주 생일이었던 큰아이의 친구들이 보낸 것들이다. 기숙사에 있는 딸을 대신해서 아이 방에 택배 상자를 들여놓았다. 아이스박스로 포장된 선물들은 어쩔 수 없이 먼저 개봉해 냉장고에 정리해 뒀다. 대부분이 초콜릿이나 미니 케이크 같은 먹거리다. 망고나 아보카도 같은 과일류도 있다.
참 다채로운 물건들이 선물이 되는 시기이다. 카카오 선물하기로 손가락 한번 까딱하면 전해지는 선물. 받는 사람의 취향은 고민해 보고 고른 선물일까? 딸아이는 아보카도를 먹지 않는다. 느끼하고 밍밍하다는 이유에서다.
옆에서 지켜보던 중학생 아들이 한마디 한다.
“요즘은 이렇게 번거로운 거 싫어해. 토스나 카카오뱅크로 현금 입금해 주지.”
띠용~~ 이건 무슨 말인가? 친구 생일 선물을 현금으로 주다니. 그것도 이제 중학생인 아이들이. 액수는 친분에 따라 조금씩 차등을 둔다고 한다.
시대가 변했다. 세대도 변했다. 아무리 그렇다 한들 주고받는 선물의 형식까지 변하다니 좀 씁쓸하다. 조금의 고민도 하고 싶지 않아 현금으로 주고받는다는 아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앞선다.
선물은 나눔과 감사의 의미다. 선물을 고민하는 동안 상대방의 취향이나 상황을 고려하게 된다. 그리고 내 선물이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이 되길 바라며 고민하는 동안 행복을 느낀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렇다는 것이다.
“아들아~ ‘최고의 선물은 마음에서부터 오는 것이지 가게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는 말이 있어. 선물은 마음의 표현이 중요해. 정성이 깃든 선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지? 적어도 선물을 고민하는 동안 상대방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함께 하잖아. 현금은 좀 아닌 것 같은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들은 벌써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