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하. 온 스테이지 에서 들은 그녀의 연주는 몸을 뚫고 감정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어쩌면 무속적 색채도 띠고 있다. 음의 흐름은 재즈에 가까운 듯도 했다. 단지 크로스오버라 하기에는 현재에 펼쳐지는 생의 너머와 소통 같은 것이라고 할까 ...
악기의 편성도 피리, 베이스 클라리넷, 비브라폰, 타악 이다. 베이스 클라리넷이 무겁게 중심을 잡아주며 현대성의 감성의 축이 되어 준다. 비브라폰은 전체 공간을 현재로 색칠한다. 그것을 뚫고 피리의 소리가 땅과 과거를 관통하고, 타악은 무속적 에너지와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 모든 것의 밸런스가 몸을 뚫는 울림을 준다.
이 곡 외에 '사랑'이라는 곡도 좋다. 낭낭히 울리는 그녀의 소리. 김수영의 시에 곡을 붙였다. 그 시와 너무도 잘 어우러지는 울림.
음악이 정신과 몸 속으로 깊이 침잠하여 나와 땅과 세계를 잇는 경험. 생각해보면 음악의 목적은 원래는 그러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