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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Mar 28. 2024

이런들 저런들 후회하리

오늘도 비가 온다. 꽃이 피어야 하는데 비가 오다니... 아니지. 비가 와야 꽃이 더 잘 피려나...?

지난 2월은 20여 일이 넘도록 비가 왔다. 그런데 제주에만 비가 내린 줄 알았는데 육지 날씨도 만만치 않았다니 충격이었다. 그래도 3월 날씨는 조금 낫다.



원래 비 오는 날씨를 참 좋아하는데 이제는 비가 오면 집이 습해지고 집에 비가 새서 마음이 불편하다. 예전에는 온습도계를 신경 써서 봤는데 이제 습도는 포기했다. 비 오는 방 안의 습도는 70을 훌쩍 넘는다. 물론 비가 안 와도 제주 우리 집은 50~60은 기본이긴 하다.




1년 차, 제주에서 습한 제주를 견디며 살았다.

일 년 있다가 갈 건데 제습기를 사야 하나?

2년 차, 올해가 마지막이야. 무슨 제습기를 사...

3년 차가 정도되니 그냥 진작 사서 잘 쓰다 갈걸 하고 후회하는 시점이 왔다.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나.

미래를 알면 후회가 없었을까?

정말?





 





요즘은 게임 속 세상에 사는 것 같다. 하루하루 나에게 미션이 떨어지고 그것을 클리어하는 기분으로 살아간다. 클리어의 끝에 뭐가 있는 걸까? 어릴 하던 게임 클리어 마지막에는 제일 크고 나쁜 악당을 물리쳐야 끝이 나던데... 뭐?! 제일 센 놈이 온다고??? 생각만 해도 갑갑하다. 사실 마지막 미션은 안중에도 없다. 그것보다 내일은 또 다음날은 내게 어떤 미션이 떨어질지 모르니 무섭고 괴롭다.



물론 때로는 미션이 없는 날도 있다. 그런 날도 있어 다행이기도 하다. 그러면 꽃구경 가야지...



아무 일 일어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싶지만 그것은 돼도 안 되는 소리니,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미션을 잘 해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문제 해결을 금방 해버리면 좋겠지만 나란 사람은 미션을 가지고 이틀, 일주일 이렇게 걸려 해결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러고 나서도 결정하지 못해서 전전긍긍할 때 제일 괴롭다. 누군가는 그까짓 게 뭐라고 빨리 생각하고 결정해!라고 할 테지만 나도 그러고 싶다. 어떤 결정이든 후회가 남을 텐데 그게 뭐라고 이렇게 고민되는지 모르겠다.




언제나 나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 더욱 그러하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결국 아쉬움이 계속 남는 것은 '하지 않은 일'에 대해 하는 후회가 대부분이었다. 제습기도 그냥 사서 썼을 것을, 거기 가볼걸, 그거 해볼걸...



그렇게 수년간의 가르침 끝에 깨달은 것은 '지금 순간의 최선'이었다. 적어도 하지 못한 일에 대해 후회는 남지 않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최선을 다한다.




내게 주어진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

몸도 마음도 조금 괴롭고, 때론 잠도 들기 어렵지만...

그게 인생이니까.








사진 :   snoo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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