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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Apr 16. 2024

무엇을 먹어야 할까?

식욕이 넘치는 계절

오늘 아침에는 비가 왔다. 아직 몸에 감기 기운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엊저녁에 만든 콩나물 국에 김치를 더 넣고 끓여 김치콩나물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반찬으로는 계란찜도 먹고 싶어 전자레인지로 계란찜도 뚝딱 만들어냈다. 환상의 조합이었다.



원래 오늘의 아침 겸 점심(주로 애매한 시간에 한 번만 먹는다) 은 주문해 놓은 빵 모둠 세트였다. 그 빵에다 계란, 소시지 그리고 우유까지 곁들이면 환상의 브런치였을텐데 아침에 국물이 당기는 걸 어쩔 수 없었다. 방금 먹은 김치콩나물국을 치우고 앉아있다가 그대로 지나치려다 그 빵을 간식으로 먹었다. 동그란 찹쌀빵 두 개를 순식간에 먹어치우고는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안 좋다는 핑계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방금 잔뜩 먹고 누웠으니 심히 배가 불렀다. 그러나 뭔가가 자꾸 더 먹고 싶은 것이 어쩔 수 없었다. 분명 거짓 식욕인걸 알면서도 달달한 것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렇게 잠깐 누워있다가 내일 있을 수업 준비를 하며 교재를 보는데 여전히 입이 심심했다. 그래서 며칠 전에 산 오징어를 뜯었다. 언젠가 저녁에 맥주와 함께 먹으려고 내버려 둔 건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징어의 짭조름한 맛! 말해서 뭣하나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그 후에도 감기에는 과일을 먹어야 한다며 작은 사이즈의 참외를 한 개 깎아먹고 그것도 모자라서 팥 빵을 한 개 더 먹었다.



우와... 식욕 넘친다.



그 정도까지 먹고 나니 배가 불렀다. 그래서 저녁은 먹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시간을 보니 곧 아이 하교시간이다. 그래서 저녁준비를 시작했다. 양파와 당근을 썰고 멸치국물을 내어 멸치국수 육수를 만들었다. 아이가 며칠 전부터 잔치국수가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주문한 잔치국수가 오늘에서야 배달이 되었기 때문이다.



남편과 아이의 저녁상을 차렸다. 옆에 앉아 구경만 하려고 식탁에 앉았는데, 세상에! 멸치국수가 너무 맛있어 보였다. 보통 내가 하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데, 가끔은 내가 만든 음식이 과하게 맛있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이 그런 날이었나 보다. 그래서 또 국수를 가져다가 호로록 마셨다. 양념한 김치와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진짜 여기까지 먹고 멈췄어야 하는데 아까 남겨놓은 찹쌀빵을 한 개 더 먹고 말았다.



종일 밖에도 안 나가고 아프다는 핑계로 먹기만 하고 누워있는 하루였다.  오랜만에 몸은 조금 편했으나 종일 먹은 음식이 탄수화물 과다인 같아 걱정 아닌 걱정이 되었다.



그나저나 내일은 또 뭐 먹지?




 

어느날은 김밥을 만들었다








며칠 전 아주 심플한 샐러드를 검색했다. 매일 아침, 저녁 메뉴를 생각하는 것이 마치 숙제 같은 일인데, 매일 아침은 간단히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 사진 속 샐러드에는 토마토, 오이, 두부, 올리브, 계란 혹은 감자, 과일, 아보카도, 스테이크 등으로 가볍지만 알짜배기 재료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분명 그 샐러드 사진을 보며 나도 이렇게 건강하게 먹어야지, 가볍게 먹어야지, 간단하게 먹어야지 생각을 한다. 그러나 늘 생각과는 다르게 무겁고 간이 센 음식을 주로 먹게 되고, 더 많이 과하게 먹게 되는 것 같다. 음식이 음식을 부른다. 마치 끊을 수 없는 굴레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특히 오늘처럼 집에 머무는 하루는 더 유난스러운 것 같다.




Pinterest에서 찾은 샐러드 사진들...






'You are what you eat'  당신을 먹은 것이 당신을 말해준다는 유명한 문구이다.



나는 10년 차 집밥의 달인이다. 그러나 여전히 건강한 음식보다는 맛있는 음식에 취해있다. 아마도 처음 시작은 매끼 먹는 밥을 집밥으로 조금 더 맛있고 풍성하게 먹자는 의도였을텐데, 이제야 되돌아보니 그 집밥의 풍경은 우리에게는 지나치고 과한 식단일 뿐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의 10년은 건강한 집밥을 위해 신경 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입에 당기는 음식도 좋지만 그것보다 건강한 식재료로 가벼운 집밥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



특히 매년 나이가 들어가니  몸이 점점 예전 같지 않다. 감기가 걸려도 더 오래가고 게다가 점점 다른 증상이 더해지고 아주 조금씩 늙고 있는 기분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먹는 것에 신경 써야 할  수밖에...



앞으로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내가 어떻게 먹고, 내 몸의 건강을 관리하냐는 것이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분명 달라져야겠지.



무엇을 먹어야 할까? 어떤 재료가 나를 건강할 있게 도와줄까? 깊게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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