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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대청소

by Blair

새해의 반가운 소식이 도착했다. 바로 우편으로 도착한 정리수납 자격증이다. 지난가을 부지런히 수업을 듣고 시험을 봤다. 그리고 합격했다. 물론 알게 된 이론이 실제보다 더 많았지만 이를 통해 나는 변하고 싶었다. 변화하고 싶었다.



벌써 2025년 새해가 밝았다. 바로 지금이다. 집을 정리하는 때로 적합한 시기말이다. 원래는 연말에 모든 정리를 끝내놓고 새해를 맞이해야 했어야 하는데 연말에 몸이 아파서 정신을 놓고 있다 보니 이미 새해가 밝았다.



일단 12월 내내 전시해 놓았던 크리스마스 장식부터 정리해야 한다.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 그리고 그 아래 장식들, 크리스마스 컵, 모빌, 스노볼, 작은 나무, 벽걸이 등등... 뭘 이렇게 많이 꺼내놨던 것일까?



바야흐로 전체 정리의 날이 왔도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시작으로 냉장고, 부엌, 창고 2개, 방, 마지막으로 제일 포화상태인 거실을 정리하면 될 것 같다. 말로는 이렇게 쉬운데 실제론 어마어마한 일이다. 하루에 다 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단 오늘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정리하고 안방을 정리해야겠다. 그리고 내일은 거실을 정리한 후에 부엌과 냉장고 그리고 창고를 정리하면 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단 크리스마스 장식 정리부터 시작했. 고작 한 달 동안 꺼내놓은 장식인데 한 달 만에 정리하려니 참 귀찮다. 그렇다고 트리가 없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없는 한 달을 보내는 것은 참 아쉽다.



올해도 크리스마스 용품은 한 상자에 가득 찼다. 다행히도 올해도 새로운 장식을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피는 그대로이다. 그런데 보관된 상자가 조금 낡은 것 같아 집에 있는 새 상자로 바꿔 주고 싶었다. 그러나 새 상자는 부피가 2배는 더 커서 아무래도 새로 옮겼다가는 크리스마스 제품을 더 많이 사고 싶을 것만 같아서 그대로 두었다. 같은 사이즈의 상자를 발견하면 그대로 옮겨줘야겠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치우는 것은 생각보다 금방 끝났다. 역시 치우려고 마음먹는 일이 힘들었다.



크리스마스 장식들 안녕...






안방은 침대와 옷장이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 옷장에는 현재 입는 옷으로 옷장이 채워져 있다. 그리고 대부분은 아이의 옷과 나의 옷이다. 한참을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아무렇게 넣어진 옷을 차곡차곡 정리해 본다.



옷을 정리하다 보면 다음 외출에 입어야겠다 하는 옷을 발견하고는 한다. 그거와 반대로 계속 보관해 둔 채 더 이상 입지 않을 것 같은 옷도 찾아내고는 한다. 이번에도 고심해서 세 개를 골라내었다. 여전히 옷 보관은 쉽고 버리는 것은 참 어렵다.



아이 옷도 지금 입을 옷을 잘 정돈해 두고 작은 옷을 골라내었다. 그중에 깨끗한 옷만 골라 박스에 넣어서 잘 보관해 두었다. 헌 옷수거함에 넣을지, 친구에게 보낼지 고민 중이다.



크리스마스 장식 치우기와 안방정리까지 끝냈더니 이제 더 이상의 체력은 남아있지 남았다. 다른 곳은 다음 날로 분리해 정해놓기를 잘했다.







오늘은 거실, 부엌, 냉장고를 정리하는 날이다.



거실 공간이 가장 문제인 까닭은 우리 아이의 장난감은 전부 거실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거실은 주로 저녁에 치우게 된다. 아이를 재우고 나와 한가한 틈에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면 아주 쉽다. 평소에도 자주 버렸지만 새해를 맞이한 만큼 더 많이 버리기로 했다.



이렇게 한차례 비우고 나면 뭘 비웠는지 모르겠지만 쓰레기 봉지는 가득 차있고, 거실의 분위기는 조금 가벼워진 느낌이다. 앞으로도 이 정도만 유지하면 딱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거실과 부엌은 연결되어 있다. 일단 부엌으로 가서 설거지한 그릇을 차곡차곡 넣고, 싱크대 주위에 올려있던 주방식기들만 잘 정리하면 끝이다. 그동안 잘 정리하며 산 덕분에 아주 쉽게 끝났다.



가장 문제는 냉장고이다. 본격적으로 냉장고를 정리해야 한다. 냉동실은 조금 정리되어 있지만 가득 차있고, 냉장실도 문제이다. 그리고 냉장고는 매번 비워내려고 노력하지만 매주 마트에 가서 장을 봐오기 때문에 또 채워지고 또 채워진다. 올해는 더 많이 비워내고 적게 사 와야겠다. 여전히 냉장고가 차곡차곡된 느낌으로 정리하는 것은 참 어렵다. 아무래도 냉장고 전용 수납박스를 사서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이제 마지막 창고 정리만 남았다. 우리 집에 작은 창고는 두 개인데 한 곳은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관하는 곳이라 이미 트리를 다시 넣으며 한차례 정리했다.



다른 창고는 부엌 옆에 있는 식품보관 겸 재활용쓰레기를 보관하고 있다. 새해를 맞이해서 재활용쓰레기를 전부 분리해 버렸다. 그리고 보관되어 있은 식품도 다시 정리해서 놓았다. 한결 넓어진 창고의 모습이다.




휴. 이제 새해 청소가 끝이 났다. 무려 이틀에 걸친 대대적인 작업이었다. 분명 이 정도로 정리했으면 집안이 몰라보게 깨끗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정리수납 자격증. 어제오늘 집안 정리를 하며 과연 내가 이 자격증을 받아도 되는 것일지 고민이 되었다. 여전히 집안을 깨끗하게 하는 것도, 정리 수납을 잘하는 것도 참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음먹고 집을 한차례 정리했더니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결국 집을 정리하는 일은 마음을 정리하는 일과 같다고 느껴진다. 올해는 집을 깨끗하게 지낼 수 있게, 그래서 마음도 가볍게 정돈될 수 있게 노력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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