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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Feb 24. 2022

제주, 로컬의 맛

제주산 딸기



마트를 갔다가 깜짝 놀랐다. 바로 제주산 딸기가 팔고 있었다. 심지어 농협마트가 아니라 대형마트인데 제주 로컬 딸기가 팔고 있을지 상상도 못 했다.  '제주 딸기' 라니! 나는 제주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제주에서 귤을 키우는 것은 모두가 다 알지만 딸기까지 키우는 것은 모를 것이다. 아니, 나만 몰랐을까?



우리 아이는 겨울을 손꼽아 기다렸다. 겨울이 오면 '딸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이번 겨울 처음으로 사 먹은 딸기는 무려 한팩에 '14900'이었다. 500g이 14900원이면 정말 금 딸기이다.  그래도 단단고 빨갛기만 했더라도 아쉽지 않았을 텐데, 금 딸기 주제에 신선하지도 않고 약간 물러있었다. 딸기가 바다 건너오느라 신선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요즘엔 신선하더라) 아무튼 그나는 점원을 잡고 물어본 것 같다. "혹시 제주에서도 딸기를 수확하나요?" 물어보고선 너무 바보 같은 질문이었나? 생각했는데 그런데 점원도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쩌면 점원도 제주사람이 아니었던 것일까?



그래서 그날 이후로, 설마 제주에서 딸기농사까지 짓겠어? 여긴 귤 농사짓기에도 땅이 모자란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마트에서 딸기를 마주할 줄이야! 500g, 이렇게 신선하고 빨갛고 단단한 딸기가 9900원이다. 물론 이제 딸기를 보통의 가격으로 먹는 때가 오긴 했지만, 제주산 딸기는 정말 반갑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딸기 한 알 한 알 크고 달콤했다. 그냥 먹어도 정말 맛있는 딸기. 아이는 매일같이 딸기를 먹는데도 딸기가 부족한지 더 달라고 연신 난리다. 제주산 딸기 우리만 먹을 수 없지! 같은 것을 하나 더 사서 앞집에 한 팩 가져다 드렸다. 귤이 떨어질 때마다 어떻게 아시고, 가져다주시는지 덕분에 우리 집은 비타민 보충을 제대로 하고 있다. 그러니 이렇게 맛있는 딸기나눠먹어야지!










지금은 제주에서 당근을 뽑는 계절이다. 구좌읍에서 당근 캐기 체험을 한다고 연일 광고한다. 제주 당근이 유명하다는 것은 알고 있나? 당근이 한창 나는 지금, 마트에 가면 당근이 정말 싸다! 보통 때의 절반 가격이면 당근을 살 수 있다는 사실! 거기에 당근이 과일처럼 얼마나 달고 아삭했는지 모른다! 지금 제주의 당근은 사과보다 맛있는 것 같다.









겨울, 제주 마트에 제주산 당근과 시금치, 감자, 무 가 가득 판다. 제주 로컬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 나는 무조건, 꼭 사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마트에서 우리 아이보다 몸보다 더 클 것 같은 커다란, 정말 거대한 무를 볼 때면 신기할 정도이다. "아니 무가 이렇게 컸어?" 그 무를 초겨울부터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먹었나 보다. 달큼한 겨울무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제주도 무가 최고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으니까.



서울에서 살 때는 전국 각지에서 나는 과일, 야채를 사 먹었다. 내가 먹는 그것들의 원산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국산이면 된다는 생각이었으니까. 그러나 제주에서 살 때는 조금 달라졌다. 배 타고 바다를 건너온 것보다 이곳에서 난 과일과 야채를 먹고 싶은 마음. 심지어 요즘은 우유, 계란, 닭도 모두 제주산으로 바꿨다.  닭은 초록 제주의 자연을 담 았다고 광고하는 무항생제 닭을 먹고 있다. 닭뿐만 아니라 되도록 돼지고기, 소고기 물론 당연히 해산물도 되도록 제주산을 이용하려고 한다. 제주 갈치는 얼마나 맛있는지!



제주에 살면서부터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더불어 내가 사는 곳에서 키운 것들을 먹고사는 일. 어쩌면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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