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봉투에 얼마 넣을지 고민하는 당신에게
“용재야, 너 축의금 얼마 낼 거야?”
최근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사항들이 많이 완화가 되면서 주변 친구들의 결혼식이 늘어났다. 거의 매주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는데, 친구가 갑자기 나한테 물어봤다.
“왜?”
“아니, 고민이 돼서. 얼마를 내야 할까...”
“내고 싶은 만큼 내면 되는 거 아니야?”
“너도 알다시피 나 결혼 좀 일찍 했잖아. 그때 친구가 낸 금액이랑 똑같이 주려다 보니, 뭔가 물가도 많이 올랐는데 그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축의금. 사실 요즘 뉴스에도 많이 나오는 논란이다. 축의금 도대체 얼마를 내야하나. 얼마를 내야 잘 냈다고 소문이 날까? 사실 정답이 없는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3년 전, 결혼했을 때 내 결혼식에 와준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이번에 결혼을 했는데, 3년 전 내가 결혼했을 때보다 지금 훨씬 더 친해진 친구이다. 결국 나는 그 당시 내가 받았던 금액보다 축의금을 더 줬다. 그 친구는 금액을 확인했는지, 너무 고맙다며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밥을 사겠다고 연락이 왔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친구가 있다. 학창시절 생일파티에 친구를 초대했는데, 친구가 생일파티에 초대해줘서 고맙다고 나한테 감사인사를 했다. 보통, 친구를 생일파티에 초대하면 고마워하는 마음이 들 수는 있어도, 고맙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진 않는데, 고맙다고 말했던 그 날의 기억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그렇게 말한 친구가 너무 고마웠다. 그래서 나는 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가 본인 결혼식에 초대할 때도 항상 기쁜 마음으로 고맙다고 이야기한다.
“용재야, 오랜만에 연락해서 이런 말하기 좀 미안하긴 한데 나 결혼하는데 올래?”
“뭐가 미안해! 초대해줘서 너무 고마워 꼭 갈게 언제야? 모바일 청첩장 보내줘”
어쨌든 결혼식에 초대했다는 것은, 나를 기억하고,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축의금은 초대를 받은 나의 감사 표시라고 생각하자. 가장 고민되는 축의금의 액수는 기본적으로는 지금 내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그리고 내 경제상황의 여력이 되는 만큼 주면 된다. 만약 내가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면, 나중에 똑같은 금액을 받아야 해! 라고 생각하지는 말자. 그렇게 되면 또 머릿속으로 계산하게 되어서 내가 피곤해진다. 그냥 지금 내가 그 친구를 생각하는 만큼 그 만큼만 주자. 내가 결혼을 했을 때 받은 금액보다 많이 주게 된다면, 그 친구도 분명 알고 고마워 할 것이다. 그렇다고 또 고마워할 것을 기대하진 말자. 그냥 내 마음을 표현한 것에서 끝내자. 축의금으로 관계를 계산하지 말자는 것이다. 하나하나 계산하고 살기에는 내 인생이 너무 피곤하지 않은가. 결혼식에 초대했다는 것은, 그만큼 나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니 기분 좋게 축하를 해 주는 것으로 마무리 하자. 결혼해 보면 다 알게 되는 사실, 그 친구가 축의금을 얼마 줬냐는 것보다 내 결혼식에 와서 진심으로 축하해 준 것이 훨씬 더 고맙다.
[행복은, 축의금으로 관계를 계산하지 않는 것]
“오빠, 오빠 이거봐봐, 오빠는 이 글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어느 날 저녁, 아라가 갑자기 나한테 내 생각이 너무 궁금하다며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하나 보여줬다.
A,B,C 는 셋 다 여자이며 친구인 관계이다. A,B,C 셋이 저녁을 먹기로 한 자리에 A라는 친구가 남자친구를 불렀다. 그래서 총 4명(A, A남친, B, C)이 1차 자리에서 곱창전골을 먹었다고 했다. B는 곱창전골을 먹지 못해서 따로 계란찜과 냉면만 조금 먹었고, 그렇게 1차가 끝났다. 그 이후 2차로는 치킨 집으로 향했다. B는 배가 고프지 않아 거의 먹지 않았는데, A남친이 배가 고프다고 하여 치킨 3마리와 술을 더 마시고 집에 갔다고 한다. 그 다음 날 A가 연락와서 4명이서 N빵을 하자고 70,000원 정도의 돈을 청구했다.
그래서 난 아라한테, 직접적인 대답 대신 저번 여행 때 있었던 이야기를 해줬다.
지난 여름, 나와 아라는 철웅이네 가족, 한수네 가족과 같이 여행을 가기로 했다. 숙소를 잡을 때 아무래도 세 커플이다 보니, 큰 숙소를 잡았다. 숙소를 잡을 때, 내가 미리 결제를 하고 세 가족이 1/3씩 내자고 말했다. 그런데, 친구들은 자녀가 있다 보니 본인들이 더 내겠다고 했다. 나는 괜찮다고 이야기 하며, 결국 1/3씩 내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여행 당일 한수가 갑자기 몸이 좋지 않아, 못 오는 상황이 발생했다. 끝까지 오고 싶어 했으나, 몸이 회복되지 않아 결국 오지 못했다. 우리는 그 넓은 숙소를 두 가족이서 쓰게 되었다.
못 오게 된 친구가 너무 미안하다며 자기 몫의 돈을 보내 주겠다고 했다. 본인이 없었으면, 작은 숙소를 잡았어도 됐는데 너무 미안하다며 숙소비는 부담하겠다고 했다. 나랑 철웅이는 몸이 아파서 못 온건데 뭔 돈을 주냐고 괜찮다고 했다.
결국 나중에 한수는 너무 미안했는지 우리 계좌로 돈을 넣어주었고, 우리는 맛있는 것을 사며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돈 때문에, 친구를 잃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