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원에서

by 김종열

그곳은

연잎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예스러운 정자의 모습이었다.


세상의 시름은

멀리 던져버린 듯한

주인의 얼굴 반갑기 그지없고…


푸르름으로 채워진 저녁 식탁의

달콤한 오미자 국수

처음 만난 여인같이 반갑다.


부드러운 바람 살랑이는

회색빛 시골길 정겹고

소곤대는 아내의 목소리 예쁘다.


물 위에 누인 잠자리엔

개구리 합창과 정다운 이의 코 고는 소리

그렇게 밤은 잠 속으로 사라진다.


같은 듯 다르게 맞은

새벽에서

새로운 기운 받아내고


어느 집 담장

주워 먹은 살구에서

아련한 추억받아낸다.


열두 살 난 늙은 김치와 고소한 죽 한 그릇

소박한 아침이

행복하게 다가온다.


(50대였던 어느 날 생애 처음인 명상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몬드리안2#.jpg 몬드리안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