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날카로운 한낮
그 술집에 마주 앉는다.
약간은 어색한 인사 사이로
느껴지는 동질감
주고받는 술잔 사이로
얇아지는 이성과 두꺼워지는 감성
신이 난 언어들이 날아오르면
창문 너머 초록 나무 빛깔 정겹다.
지금 잊은 술병의 수처럼
내일이면 기억 못 할 진지한 대화들
햇살은 여전한데
시야는 뿌옇게 좁아져간다.
느낄 틈 없이
어느새 지나버린 긴 시간
자리를 옮기자며 내 어깨에 걸치는
그의 손길 따습다.
기어이 어둠을 대하고야
찾아든 우리 집
입 다물고 있노라면
일찍 왔다는 칭찬마저 듣게 되는
아!
위대할 손
낮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