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택시기사 이야기

by 김종열

언젠가 교육받으러 갔다가 아주 인상 깊은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강의를 하시는 분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이나, 학식과 경륜이 풍부한 분들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날 강의를 하신 분은 현직 택시기사님이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움 없이 자랐으나 일찍 시작한 사업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기도 하였지만 이를 극복하고 택시 운전을 하면서, 택시기사들의 권익과 친절한 택시 문화를 위해 애쓰시는 분이라고 한다.


택시를 하다 보면 정말 진상인 손님을 만나거나 불편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단다. 함부로 하대를 하는 분은 물론, 막걸리에 파전을 먹고 그걸 택시에 반납(?) 하시는 분, 기사님의 바지춤에 손을 집어넣는 사람, 술이나 약물에 취해 운전하는 기사분의 목을 조르는 사람 등이 그것인데,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정말 불편하고 무섭기까지 하단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나 상황들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는데, 그건 그런 손님조차도 없을 때라고 한다.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운행하는 택시에 까칠하거나 불편한 고객이라 할지라도 그분들이 없다면, 식당이나 가게 등에 아무 고객도 찾아오지 않는다면, 계나 친목 모임에 구성원들이 없다면, 말 안 듣는 학생일지라도 학교에 학생이 없다면, 더 나아가 국가에 국민이 없다면, 그 점포, 모임, 학교, 국가는 존재할 수 없는 것 아닐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오늘 하루라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한번 챙겨보는, 춥지만 마음 따뜻하고 기분 좋은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