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르메 May 04. 2023

11일 차_예쁜 쓰레기들

30일 비움 프로젝트

예쁜 쓰레기는

내가 어릴때

좋아하던 물건이었다.




거실 유리 수납장을 정리했다.

그 속에 어마어마한 예쁜 쓰레기들이 모여있었다.

그 예쁜 공간 속에는 큰아이가 학교에서 만들어온 보라이끼 화병이 있었다. 바로 옆엔 며칠 전 케이크 만들기 수업으로 인해 생긴 민들레 케이크초가 함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버리기 아까워 못 버리다가 결국 수납장에 모아뒀다. 비움을 마음먹은 후 안이 훤히 보이는 수납장을 다시 쳐다봤을 땐 예쁜 쓰레기가 되어있었다.




모두 버려야겠다 생각하다가 리폼을 시도해 봤다.


’ 리폼을 해보고 마음에 안 들면 그때 버리자 ‘


<초 간단 리폼법>

1. 보라 이끼가 들어있는 유리병을 잡는다.

2. 보라색 민들레 초를 잡고 이끼 유리병에 꽂아본다.

3. 완성품이 마음에 들면 쓰레기가 되지 않을 공간을 찾는다.

4. 새로운 자리와 잘 어울리면 버리지 않고 잘 써본다.

끝.


화장실 대리석 선반을 깨끗하게 닦았다.

화장실에 놔뒀더니 양치할 때마다 쳐다보게 된다.

아이는 본인의 작품이 새롭게 태어난 걸 보며 뿌듯해한다.

아이의 자존감이 올라갔기를 바래본다.


예쁜 쓰레기를 모아 모아 새로운 제품이 만들어졌다.

나의 하루가 어느 날 보다 풍성해보였다.

작가의 이전글 10일 차_비움과 정리정돈은 한 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