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비움 프로젝트
예쁜 쓰레기는
내가 어릴때
좋아하던 물건이었다.
거실 유리 수납장을 정리했다.
그 속에 어마어마한 예쁜 쓰레기들이 모여있었다.
그 예쁜 공간 속에는 큰아이가 학교에서 만들어온 보라이끼 화병이 있었다. 바로 옆엔 며칠 전 케이크 만들기 수업으로 인해 생긴 민들레 케이크초가 함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버리기 아까워 못 버리다가 결국 수납장에 모아뒀다. 비움을 마음먹은 후 안이 훤히 보이는 수납장을 다시 쳐다봤을 땐 예쁜 쓰레기가 되어있었다.
모두 버려야겠다 생각하다가 리폼을 시도해 봤다.
’ 리폼을 해보고 마음에 안 들면 그때 버리자 ‘
<초 간단 리폼법>
1. 보라 이끼가 들어있는 유리병을 잡는다.
2. 보라색 민들레 초를 잡고 이끼 유리병에 꽂아본다.
3. 완성품이 마음에 들면 쓰레기가 되지 않을 공간을 찾는다.
4. 새로운 자리와 잘 어울리면 버리지 않고 잘 써본다.
끝.
화장실 대리석 선반을 깨끗하게 닦았다.
화장실에 놔뒀더니 양치할 때마다 쳐다보게 된다.
아이는 본인의 작품이 새롭게 태어난 걸 보며 뿌듯해한다.
아이의 자존감이 올라갔기를 바래본다.
예쁜 쓰레기를 모아 모아 새로운 제품이 만들어졌다.
나의 하루가 어느 날 보다 풍성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