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봐야 한다고 한다~
27일 선생님과 마주 앉았다.
1년 육 개월을 지나는 동안 선생님께 감사함과 함께 신뢰가 쌓여간 걸까?!
이제는 편한 마음까지 든다.
16번의 항암 투여와 2달에 한 번씩 ct를 찍었다.
항암 수치가 없어지는 건 항암 투여자 에겐 약간의 기적 같은 일일 것이다.
항암은 이제 중단하고 2개월 뒤에 ct를 찍자고 하시면서 나빠질걸 대비해서
미리 fast track 포트삽입 입원 일정을 잡아 주시겠다고 하신다.
처음엔 들어보지 못했던 의학용어 이기 때문에 무슨 소리인가 싶어
왜! 필요한 수술인가요?
2개월 뒤 나빠져 있으면 치료를 신속히 진행해야 하는 시술과정이었다.
지금 상태에서 나빠지면 이제는 다른 방법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신다.
전제조건은 좋지 않을 때 라고 하신다.
몸상태가 많이 좋아져 3개월에 한 번씩 추적검사를 하겠지 하던 기대가 무너진다.
조금은 우울 해진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기약 없는 시간들은 이렇게 또 흘러가는 건가!
식구들에게는 2개월 뒤에 ct를 찍기로 했다고 하니 다들 항암을 안 한다는 소리만 듣고
잘됐다고 다행이라고 좋아했다. 마음고생들이 심했으니 위로가 되는 말을 건네고 싶었다.
그다음 일들은 나의 몫이니까.
집에 와서 fast track에 대해 자세히 검색을 해보니 전이나 당뇨 고혈압등 특정 질병이 없
는 환자들에게 진단과 치료과정이나 수술등을 신속하고 정확한 치료를 위한 포토삽입 수
술이었다. 다행이다라는 안도가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서평을 쓰기 위해 2023 제14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을 읽다 보니
정선임 작가의 요카타 (다행이다)는 일본말이다. 백 살이 되면 많은 게 담담해지는 거냐고 물으니
"더 이상 놀랄 일은 없지"라고 주인공이 답한다.
아직 백 살 까지는 한참을 가야 하니 자주 놀랄 일이 생기고 불안감도 느끼는 건가?
"나는 지금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른다"로 소설은 끝이 난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지만 희미한 길을 더듬거리며 걸어간다.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며 난! 아직 백 살이 멀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