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영혼을 잠식한다
무지와 나태 편향된 사고로 점철된 잔인한 나의 사월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디로 가고싶은지 조차 모르겠다.
아니 아무런 의지가 없다.
애꿎은 날씨 탓만 하고 버티고 있는 형세
어느 순간 찾아오는 원인 불명의 불안에 떨다가
서서히 회복하고 다시 회피하고를 반복한다.
그저 어딘가에 숨어서 시간을 죽인다.
죽고 싶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그저 방향을 잃고서
헤매고 있다.
어릴 때 쓴 글이 기억난다.
길은 정해졌다. 그 길을 바로 가기만 하면 된다던
과거의 내가 심히 부럽다.
그토록 분명한 사고로 기록까지 하던 내가 낯설다.
그 때의 나는 어디로 사라진걸까?
무섭다가 또 게으름 뒤로 숨어버린다.
귀국한 지 한달이 되어 간다.
나 자신 조차 돌보지 못하는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그저 숨 쉬고 있는 거 조차 죄책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