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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멋쟁이 스노우볼 Apr 25. 2024

유화로 패턴을 그린다는 것

새로 시작한 그림에서도 배경이 어마어마하다.


미리 스포 하자면, 


첫 번째 작품에는 꼬인 밧줄 모양을 전체 배경 패턴으로 그리고 있고

두 번째 작품에는 알록달록 체크느낌으로 배경을 만들고 있다.



잘 마르지 않는 유화로 한 땀 한 땀 그려야 하기에

기획단계에서부터 어떻게 진행시켜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좀 저 효율적인 재료가 없는지 알아보고

본격적인 작업까지 제법 시간이 걸렸다.


이런 나를 볼 때마다 화실 회원님들은 매우 놀라워하신다.


"이걸 진짜 하려고?"   - "네! 합니다" 


"설마 유화로 그릴 건 아니죠?" - "아뇨, 유화 맞아요 ㅎㅎ"


유화 재료의 특성상

패턴을 그리는 건 정말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굳이 내가 패턴을 고집하는 이유는 그냥 내가 패턴을 좋아해서다.


작품에 패턴이 잘 들어가면 주제도 눈에 띄고 완성도도 올라간다. 

그래서 힘들지만, 자꾸 패턴을 고집하게 된다.


어제도 퇴근 후 무려 3시간 반 동안

화장실 한번 안 가고(못 가고) 돋보기를 끼고 패턴을 그렸다.


유화로 배경색을 칠하고

유화마카로 라인을 따고

다시 유화로 라인들을 정리하고...


그렇게 1차 작업을 끝냈다.


어깨, 목도 결리고 눈도 시리고 힘주어 붓을 잡고 있던 손가락들도 부어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너무 늦어버려 손도 못 씻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내가 하고 싶어서 하니 이렇게 하는 거지

누가 시킨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조금씩 채워져 가는 캔버스를 볼 때마다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어떻게 완성되어 갈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지난 그림보다 조금 더 발전하리라는 것.

내가 조금 더 성장하리라는 것! 


그래서 더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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